2026년 10월 26일(월)

최윤범 개인투자·회사 출자금 얽힌 의혹...감사위, 조사 요구 검토 예고

MBK·영풍, 최 회장 사전 인지·이사회 보고 여부 조사 요구

고려아연 "운용사 독립 결정" 반박...개인투자와 회사 출자 과정 쟁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개인투자와 회사 출자 펀드의 후속 투자를 둘러싼 조사 요구가 감사위원회에 접수됐다. 감사위는 다음 회의에서 요구 내용을 검토한 뒤 입장을 회신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운용사가 독립적으로 투자했다고 반박했지만, 조사 요구는 최 회장이 투자 계획을 미리 알았는지, 개인의 이해관계를 이사회에 보고했는지까지 겨냥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뉴스1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뉴스1


26일 공개된 양측 입장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영풍은 지난 13일 고려아연 감사위에 관련 거래의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과정, 이사의 관여·책임 여부를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위는 22일 회신에서 차기 회의에서 공문 내용을 검토한 뒤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착수 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회사 출자와 펀드 투자 사이에 최윤범 개인투자


아크미디어 거래는 이번 의혹의 핵심이다. 회사의 펀드 출자와 실제 투자 집행 사이에 최 회장의 개인투자가 있었다는 게 MBK·영풍의 주장이다.


더벨이 보도한 MBK·영풍 제시 자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0년 5월 12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코리아그로쓰제1호 펀드에 236억5900만원을 출자했다. 최 회장은 17일 뒤인 5월 29일 개인 명의로 아크미디어 전환사채(CB) 17억원어치를 인수했다. 펀드는 같은 해 7월 10일 아크미디어 CB 250억원을 인수했다.


제시된 거래 순서대로라면 고려아연의 출자부터 펀드의 투자 집행까지 59일이 걸렸다. 최 회장의 개인투자는 그 사이에 이뤄졌다. 개인투자일을 기준으로는 42일 뒤 펀드 자금이 들어왔다.


MBK·영풍은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이 펀드의 투자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문제 삼고 있다. 고려아연은 일부 거래 시점을 자의적으로 연결한 주장이라며 부인했다. 회사 자금을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대기시켰다는 주장에도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 날짜만으로 사전 교감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운용사가 최종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과 최 회장이 개인투자 당시 어떤 정보를 알고 있었는지는 다른 문제다. MBK·영풍이 요구한 조사에도 선행투자 사실과 이해상충 가능성의 이사회 보고 여부, 펀드 출자와 후속 투자에 대한 최 회장의 관여 여부가 포함됐다.


개인은 상환, 펀드는 주식 전환...엇갈린 회수 방식도 쟁점


투자 이후 돈을 회수하는 방식도 달랐다는 주장이 나왔다. MBK·영풍은 최 회장 측이 아크미디어 CB 원리금을 회수한 반면 원아시아 펀드가 보유한 CB 250억원은 보통주로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이 주장을 판단하려면 두 CB의 계약 조건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 만기와 상환청구권이 어떻게 달랐는지, 펀드는 어떤 근거로 주식 전환을 결정했는지가 비교 대상이다. 개인투자자는 채권을 회수하고 펀드는 주주로 남았다는 결과만으로 우대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운용사의 결정이었다는 설명만으로 그 차이의 이유가 확인되는 것도 아니다. 


문제 제기는 아크미디어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MBK·영풍은 최 회장 측이 먼저 투자했거나 지분을 보유한 아크미디어·하이헷·슬링샷스튜디오·비스포크랩에 원아시아 펀드가 총 790억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이 금액은 펀드 투자 규모로, 고려아연의 확정 손실액은 아니다.


2572458.jpg사진제공=고려아연


별도의 조사 요구에는 고려아연이 인수한 채권 363억5000만원의 상환 경위도 담겼다. 청호컴넷 사모사채 70억원, 영미디어이엔티 기업어음(CP) 93억5000만원, 에스더블유앤씨 사모사채 200억원이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이 지창배 원아시아 대표 관련 회사들에 먼저 자금을 공급하고, 이후 고려아연 출자 펀드가 해당 회사나 관련 회사에 투자하면 그 돈으로 기존 채권이 상환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셀프 상환'이라고 지칭하는 구조다. 해당 자금 흐름이 확인된다면 직접 보유한 채권의 회수와 펀드에 남은 투자 위험을 함께 살펴야 전체 거래의 손익을 판단할 수 있다. 


"운용사 독립 결정"...회사 내부 보고는 별도 문제


고려아연은 25일 공개 입장에서 여유 자금 일부를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운용해 왔으며, 투자 대상 선정과 실사·자금 집행은 운용사(GP)가 독립적으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감사위의 기본적인 회신마저 MBK·영풍이 확대 해석해 경영권 분쟁의 여론전에 활용하고 있다고도 반박했다. 


회사가 설명한 것은 펀드 운용의 결정 주체다. 조사 요구에는 그보다 앞선 고려아연의 출자 결정과 최 회장 개인투자 관련 보고 문제가 함께 들어 있다. 운용사의 투자심의와 출자회사의 이해관계 점검은 구분해서 볼 사안이다.


고려아연이 어떤 근거로 펀드 출자를 결정했는지, 경영진 개인투자와 펀드 투자처가 겹친 사실을 언제 파악했는지에 따라 내부통제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감사위의 검토 역시 회사 해명을 전달하는 것과 의사결정 기록을 확인하는 것은 구별된다.


감사위는 차기 회의에서 조사·검토 및 이사회 보고 요구에 대한 입장을 회신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회신 문구에는 조사 요구 수용 여부와 자료 확인 범위, 외부 전문가 활용 여부, 결과 보고 시한은 담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