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전액 국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정부와 국회에 공식 요구했다.
소방관 신분은 국가직으로 바뀌었지만 인건비와 장비 운용비 등 핵심 재정의 90% 이상을 여전히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추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역 재정 형편에 따라 소방관 처우와 국민 안전이 달라지는 문제를 해소하려고 소방관 신분을 국가직으로 전환했지만, 재정 부담은 지방정부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전액 국가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제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간담회에 앞서 소방관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20/뉴스1
추 지사는 전국 최대 소방 수요를 담당하는 경기도의 상황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며 재정 불균형 문제를 비판했다.
경기도에는 2025년 기준 약 7만9000개의 등록공장이 있으며, 이는 전국의 43.6%에 해당한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경기도 내 공장화재는 총 4336건으로 연평균 867건에 달했다.
경기소방은 박봉과 인력 부족 속에서도 국가 산업 현장의 안전을 최전선에서 지키고 있다. 하지만 재정 구조는 심각하게 불균형하다.
올해 경기도 소방공무원 인건비 총 1조1973억원 중 국가 지원금은 921억원으로 전체의 7.7%에 불과하다. 나머지 1조1052억원(92.3%)은 경기도가 자체 재원으로 부담하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0.20/뉴스1
추 지사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세수 중 법인세는 중앙정부가, 재산세는 시·군 기초지자체가 가져가는 구조여서 소방 안전 책임을 온전히 지는 경기도는 재원을 충원할 길이 막혀있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소방재원의 불안정한 조달 방식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가 지원 소방재원은 금연 정책 추진 대상인 담배분 개별소비세에 연동되어 있다. 국민 생명과 소방관 안전을 지킬 재정이 담배 판매량에 좌우되는 역설적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지방정부는 한정된 재원으로 무상급식, 어린이집 교사 처우 개선, 산후조리 지원 등 도민 복지 예산과 소방 예산을 동시에 집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 지사는 최근 자신을 찾아온 소방노조 역시 현장 인력과 장비 운용 재원 부족을 절실히 호소했다고 전했다.
추미애 지사는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를 챙기는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왜 그 책임을 지방정부에만 묻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 여야 당 정책위원회가 소방관 인건비 전액 국가 책임이라는 절실한 목소리에 입법과 재정 개혁으로 응답해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