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10분 걸리던 일이 20초 만에"...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AI 활용법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 10명 중 7명 이상이 사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차량 생산과 정비 현장에도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사내 정보를 통합 관리해 자료 검색 시간도 기존 10분에서 20초로 단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서울 양재 본사에서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을 열고 이 같은 AI 전환(AX) 성과를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소프티어 테크톡은 현대차그룹 IT 임직원들이 한 해 동안 진행한 프로젝트의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다. 2023년부터 매년 열렸으며, 올해 처음으로 외부 기업 관계자와 언론에 공개됐다.


(사진1) 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개최.jpg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 행사 모습 /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AI 도입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해결 방법, 앞으로의 과제까지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AI 도입에 앞서 업무 정보를 통합하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현재 전 세계 약 1200만대의 커넥티드카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약 140페타바이트(PB) 규모의 차량 센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고객과 품질, 판매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정보도 7000개 이상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2023년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에이치 챗)'을 도입했다. 현재 그룹 임직원의 70% 이상이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7월부터는 자율주행과 수소 등 국가핵심기술 분야에서도 관련 보안 기준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조립 순서의 오류를 확인하는 차량 식별번호(VIN) 인식 AI를 기존 공장별 개별 운영 방식에서 하나의 모델로 통합했다. 해당 기술은 현재 국내외 73개 공정에 적용되고 있다.


(사진2) 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개최.jpg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에서 현대차·기아 ICT담당 진은숙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차량 판매 계획을 수립하는 업무에도 AI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수요 계획을 직접 입력했지만, 이제는 AI가 먼저 계획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정비 현장에서는 AI가 차량 점검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고 공식 정비 매뉴얼에 담긴 근거도 함께 제시한다.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업무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각 부서가 직접 최신 자료를 관리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존 약 10분이 걸리던 사내 정보 검색 시간을 약 20초로 단축했다.


현대차·기아 머신러닝랩 박근한 상무는 "AI 과제의 성패를 가른 것은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반영한 명확한 문제 정의, 공통의 플랫폼, 그리고 현업 부서가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데이터 관리 체계였다"며 "현장의 제약을 하나씩 풀어내며 구축한 시스템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AI 활용 범위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우선 이달 중 임직원이 AI로 직접 만든 업무 도구를 사내에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H-Launch(에이치 런치)'를 선보인다.


(사진3) 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개최.jpg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에서 진은숙 사장(왼쪽 첫 번째)과 IT·AI 분야 임원 및 실무자들이 대담 세션을 진행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AI가 업무 시스템에 접속해 작업을 수행할 때는 고유 ID를 부여하고 활동 기록을 관리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데이터 삭제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에는 사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할 방침이다.


자율주행과 로봇 개발에 필요한 AI 연산 인프라도 확충한다. 올해 4분기부터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자체 개발 AI 플랫폼을 활용한 운영 역량을 확보하고, 2029년 하반기에는 새만금 AI 데이터센터에서 1만장 이상의 GPU를 활용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X는 특정 기술 하나를 도입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현대차그룹이 겪어 온 고민은 AX를 추진하는 어느 기업이나 비슷하게 안고 있는 문제인 만큼, 경험을 나누고 의견을 들으며 함께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2일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행사 둘째 날 일정을 진행한다. 데이터와 클라우드, 생산, 물류, 보안 분야의 AI 활용 사례 등을 다루는 12개 세션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