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업계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두 차례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도 사업장별로 엇갈리고 있어 신규 개발사업과 주택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권 자금이 대형 건설사와 수도권 우량 사업장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추가로 오르면 중소·중견 건설사와 지방 사업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20일 로이터통신은 지난 14~19일 경제전문가 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치 중간값은 11월 기준금리가 3.25%로 인상되고, 내년 1분기에는 3.50%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달에는 기존 인상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금리를 유지하되,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은행 전경 / 뉴스1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전월 3.1%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 높은 에너지 가격 등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전문가들의 전망도 비슷하다. 서울경제가 경제학자와 금융시장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19명이 10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며, 18명은 11월 추가 인상을 전망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건설업계도 자금 조달 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동산 PF는 개발사업의 미래 분양수익 등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사업 초기 토지 매입에 필요한 브릿지론부터 착공 이후 공사비를 조달하는 본PF까지 금융비용이 사업성에 영향을 미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기준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거나 기존 대출을 차환해야 하는 사업장은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사업비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시행사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분양이나 착공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1000억원의 대출금에 적용되는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연간 이자 부담은 2억5000만원 증가한다.
건설사 역시 PF 대출에 지급보증이나 신용보강을 제공한 경우 사업장의 자금 사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시행사의 금융비용 증가가 공사비 지급 지연이나 사업 일정 변경으로 이어지면 시공사의 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PF 시장은 최근 2년간 큰 폭의 자금 순유출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 일부 회복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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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금융권이 회수한 PF 자금은 202조8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신규 공급액은 141조5000억원으로, 회수액이 공급액보다 61조3000억원 많았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서는 올해 2분기 PF 신규 취급액이 23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조7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의 신규 자금 공급이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사업성과 시공사의 신용도에 따른 자금 조달 여건의 차이는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증권·캐피털사 51곳이 취급한 PF 사업장 약 3600곳을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권 건설사가 참여한 아파트 사업장의 본PF 잔액은 2024년 2분기 7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100위권 밖 건설사가 참여한 사업장의 본PF 잔액은 같은 기간 6조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쉬운 대형 건설사와 수도권 우량 사업장으로 금융권 자금이 집중되는 반면 중소 건설사와 지방 사업장은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대형 건설사도 금리 변동에 따른 금융비용과 PF 관련 우발채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사업장별 보증 규모와 자금 조달 방식, 분양 성과가 달라 실제 부담 수준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PF 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2028년까지 86조원 규모의 PF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이 정상 사업장에 대출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보증을 확대해 주택 공급 차질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보증 공급 확대가 실제 대출 실행과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보증을 확보한 사업장도 금융비용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건설업계의 자금 조달 여건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과 금융권의 PF 대출 심사, 주택 분양시장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건설사와 지방 사업장의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이 신규 사업 추진과 착공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금융시장 변화에 더욱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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