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한화시스템은 보잉과 전투기 OLED로...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딜레마

F-15 시현기 공급 이어 OLED 전환 요청...정부도 공동개발 과제 기획

군용 LCD 개발했던 LGD, 초기 물량과 방산 공급망 진입 가치 함께 따져야


한화시스템이 보잉으로부터 전투기용 디스플레이를 LCD에서 OLED로 바꿔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정부는 LG디스플레이와 한화시스템을 연결하는 공동개발 과제를 기획하고 있다. 고객의 요청과 정부의 개발 구상이 나온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참여에는 소량 생산에 따른 수익성 문제가 걸려 있다.


한화시스템, 디지털 뉴딜 핵심 양자암호통신 기술력 확보 나선다 | 한화그룹사진제공=한화시스템


20일 디일렉 보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보잉의 요청을 받아 전투기용 OLED 개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F-15 계열 전투기에 대화면 시현기(LAD)를 공급하고 있으며, 개발 여건이 마련되면 2~3년 안에 OLED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과거 KF-21과 F-15 관련 군용 LCD 패널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정부와 한화시스템이 OLED 개발에서도 참여를 원하는 업체다. 다만 한화시스템이 현실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물량은 수천 개 수준이다. 별도 개발비를 회수하기에 충분한지가 문제다.


보잉의 다음 화면 찾는 한화...LGD에는 군용 패널 경험


한화시스템에는 기존 공급 관계에서 들어온 후속 요청이다. LCD 시현기를 납품하던 고객이 차세대 제품을 요구하면서 OLED 전환을 검토하게 됐다.


F-15 외에 다른 군용기도 적용 대상으로 거론된다. 매체는 F/A-18 전투기와 아파치 공격헬기 등 수명 연장이 추진되는 군용기로 공급을 넓히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록히드마틴 등 다른 방산업체도 OLED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추산되는 잠재 교체 수요는 3000~5000대다. 확정 발주와는 거리가 있지만, LG디스플레이가 사업성을 검토할 때 살펴야 할 범위는 초기 물량보다 넓다. 첫 개발의 손익과 후속 기종에 진입할 기회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정부도 두 기업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민우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은 지난달 17일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서 LG디스플레이, 한화시스템과 전투기 조종석용 OLED 개발 과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제가 추진되면 LG디스플레이가 패널을 개발하고 한화시스템이 항공전자 장비에 적용하는 구상이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소재 개발과 신뢰성 검증을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LG디스플레이가 처음 접하는 분야는 아니다. 군용 LCD를 개발하면서 좌우 화면을 독립적으로 구동하되 중앙 경계선은 보이지 않도록 구현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2021년 관련 LCD 생산을 중단했고, 한화시스템은 현재 대만과 일본 공급망에서 패널을 조달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했던 군용 패널을 지금은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OLED 전환 논의는 LG디스플레이가 이 공급망에 다시 참여할지 판단해야 할 계기다.


수천 개의 손익...LGD 경영진이 따질 것은 그 너머에


LG디스플레이 / 뉴스1LG디스플레이 / 뉴스1


전투기용 OLED는 강한 햇빛 아래에서의 시인성과 장수명, 야간투시경 간섭을 줄이는 설계 등이 필요하다. 별도 개발과 검증에 비용이 들고 고객별 발주 시기와 규모도 다르다. 적은 물량으로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는 부담은 분명하다.


그러나 수익성 문제를 나열하는 것만으로 사업 검토가 끝날 수는 없다. 개발비를 어떻게 나눌지, 여러 기종에 적용할 수 있을지, 장기 공급으로 이어질 조건은 무엇인지도 경영 판단에 포함돼야 한다.


한화시스템은 보잉의 요청을 받아 장비 개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는 패널 기술을 실제 군용 제품으로 연결할지가 걸려 있다. 한화가 확보한 고객 관계에 LG디스플레이의 개발 경험을 더할 수 있을지가 이번 협의의 핵심이다.


정부 지원 역시 참여를 대신 결정해주지는 않는다. 산업부는 기업의 수익성 판단을 존중하면서 협력망 확대와 추가 수요 확보를 돕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동과제 기획이 곧 개발비 지원 확정이나 구매 보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LG디스플레이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참여 여부를 가를 구체적인 계산이다. 초기 물량의 매출과 개발비에 더해 군용 OLED 개발 실적, 후속 기종 적용 가능성까지 저울에 올려야 한다. 작은 시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접기에는 보잉의 요청과 한화시스템의 기존 공급 관계가 있다.


개발에는 시간도 필요하다. 한화시스템이 보는 2~3년은 개발 여건이 갖춰진 뒤의 기간이다. 그 출발점을 정할 패널 개발 협력과 비용 분담, 구매 조건이 아직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