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요청서는 2024년 3월 이후...검찰 영장은 9일간 발행분
김현정, 김병주 보고·지시 의혹 제기...수사팀 교체 경위도 지적
금융감독원이 MBK파트너스·홈플러스의 단기채권 부정발행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금액은 1조8903억원이지만, 검찰 구속영장에 반영된 사기 혐의 금액은 1164억원에 그쳤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금감원 요청서에 담긴 발행 기간은 2024년 3월 이후, 검찰 영장에 적힌 기간은 2025년 2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MBK파트너스
지난 19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두 문서의 혐의 금액과 기간 차이를 제시하며 검찰의 수사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영장에 반영된 금액은 금감원 요청서상 혐의 금액의 약 16분의 1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4월과 12월 두 차례 이 사건을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넘겼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에 보낸 2차 요청서에는 2024년 3월 이후 단기채권 부정발행 혐의 금액이 총 1조8903억원으로 적시됐다.
김 의원은 해당 발행이 김병주 MBK 회장에게 보고되고 그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내용도 요청서에 담겼다고 밝혔다. 국감에서 요청서에 기재된 발행 기간과 금액을 확인하는 질의에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를 인정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2차 요청서가 검찰에 전달된 것은 구속영장 청구 한 달 전이다.
MBK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언제부터 검토했는지도 다시 거론됐다. 지난해 4월 이복현 당시 금감원장은 홈플러스 측이 상당 기간 전부터 회생 신청을 계획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MBK와 홈플러스는 당시 공동 입장을 내고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하지 못했고 회생절차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023년 회생절차 관련 자문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현실성이 부족해 중단한 일회성 자문으로 2025년 3월 4일 회생 신청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금감원 조사에서 2023년부터 회생·파산 계획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면 해당 시기까지 혐의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용등급 하락의 사전 인지 여부와 함께 그 이전 채권 발행 과정에서 김 회장이 어떤 보고를 받고 지시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는 취지다.
검찰은 올해 1월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영장상 사기 혐의 금액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예정 통지를 받기 직전인 2025년 2월 17~25일 발행한 1164억원이다.
영장에 포함된 1조원대 분식회계 혐의는 이 금액과 별개다. 김 의원은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분식회계 혐의가 김 회장을 제외한 임원 3명에게만 적용됐다고 밝혔다. 법원은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4명의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김 의원은 영장 청구 이후의 수사 경과도 문제 삼았다. 사건은 올해 2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에서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됐다. 김 의원은 혐의 금액 차이와 수사팀 교체, 김 회장에 대한 무혐의 의견 보고 경위를 규명해야 한다며 검찰 지휘부와 MBK 사이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중앙지검은 지휘부와 수사팀의 의견이 일치한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에 대한 무혐의 의견 보고는 지난달 알려졌다. MBC는 9월 23일 중앙지검이 김 회장을 무혐의 처분하는 내용을 포함한 잠정 보고를 대검찰청에 올렸으나 대검이 추가 검토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새 수사팀은 같은 달 10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