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RSV)이 더 이상 영유아만의 질병이 아니다. 65세 이상 고령층 입원환자가 영유아를 처음으로 추월하면서 새로운 방역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국민의힘 백종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 3일까지 65세 이상 RSV 입원환자는 329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한 해 전체 환자 1906명보다 1.7배 급증한 수치다.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환자 구성이 눈에 띈다. 2022년만 해도 전체 RSV 입원환자 8405명 중 영유아가 7553명으로 89.9%를 차지했다. 반면 65세 이상은 433명에 불과해 비중이 5.2%에 머물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65세 이상 입원환자는 2023년 1130명에서 2024년 2032명, 2025년 1906명으로 증가한 뒤 올해는 10월 초에 벌써 3299명을 기록했다. 영유아 입원환자는 2023년 9242명에서 올해 2455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전체 RSV 입원환자 6706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3299명으로 49.2%를 기록했다.
영유아는 2455명으로 36.6%에 그쳤다. RSV 입원환자 10명 중 5명이 고령층인 셈이다.
RSV는 통상 10월부터 환자가 늘어나 이듬해 3월까지 유행하는 특징을 보인다. 올해는 유행철이 본격화되기 전인 10월 초에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초과했다는 점에서 향후 환자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RSV는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콧물과 기침, 발열 증상이 나타나며 영유아는 세기관지염과 폐렴으로, 고령층은 폐렴 등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질병청의 예방 대응이 변화된 유행 양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질병청 예방수칙은 보육시설과 산후조리원 중심으로 마련돼 있다. 입원환자 절반을 차지하는 고령층과 요양병원,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한 안내는 부족한 실정이다.
백 의원은 "RSV 입원환자 절반이 65세 이상인데 질병청 예방 홍보는 여전히 영유아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행 양상이 바뀌었으면 대응 대상도 바뀌어야 하는데 질병청은 통계가 보여주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의원은 "고령층은 RSV에 감염될 경우 폐렴이나 입원,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영유아보다 크다"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까지 포함한 예방 안내 등 고령층 RSV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