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1시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에서 20대 여성이 돌에 맞아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휴가 중이던 한 부사관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범인은 즉시 검거됐다.
지난 18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육군 21사단 66여단 정보과 소속 민경현 중사(24)는 이날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도와달라. 저 사람을 잡아달라"는 비명을 들었다. 본가가 있는 용인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그는 한 남성이 급하게 도주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바로 뒤를 쫓았다.
20~30m가량 추격한 끝에 민 중사는 50대 남성 A 씨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A 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전화 통화를 하며 귀가하던 20대 여성 B 씨를 돌로 가격한 뒤 달아나던 중이었다.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으며, A 씨는 특별한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민 중사는 A 씨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뒤에서 양팔과 몸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주변 시민들에게 112 신고를 요청했다.
A 씨는 경찰이 올 때까지 몸부림치며 빠져나가려 했고 욕설을 쏟아냈다. 그러나 민 중사는 위험을 감수하고 약 20분간 A 씨를 제압한 뒤 출동한 경찰에 인계했다. 민 중사는 함께 있던 친구들에게 부상당한 B 씨를 돌봐달라고도 당부했다.
B 씨는 머리에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중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사람이 많았는데도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던 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 몸이 먼저 반응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를 움직인 건 군인으로서의 책임감이었다. 민 중사는 "군인으로서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위험에 처할 수 있겠다는 생각보다는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다친 건 유감이지만, 그래도 빠르게 범인을 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육군 21사단 66여단 민경현 중사. / 민경현 중사 제공
이번 사건은 민 중사에게 익숙한 동네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가족과 친구, 지인들이 살아가는 곳에서도 누구나 갑작스럽게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제 본가 주변에서도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민 중사는 2021년 7월 부사관학교에 입교해 같은 해 11월 임관했다. 임관 이후 강원 양구에서 계속 군 복무를 이어왔다.
그는 "군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물론이고 살아가는 동안에도 국가와 국민이 위협에 처했을 때 바로 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든 나설 수 있도록 체력과 용기를 갖추고 준비된 자세를 유지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A 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서는 민 중사의 범인 검거 공적을 인정해 경찰서장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