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딱따구리 구멍에서 빼꼼...천연기념물 하늘다람쥐, 태화강 서식 확인

울산시가 태화강 중류 강변 산책로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하늘다람쥐 2마리의 서식을 확인했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산책로에서 이 희귀종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울산시는 태화강변 산책로에서 하늘다람쥐 2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연환경해설사 이찬숙 씨가 지난달 9일 오후 2시께 산책로를 걷다가 딱따구리 구멍을 관찰하던 중 하늘다람쥐 1마리를 처음 발견해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후 시민생물학자로 활동하는 사진작가 윤기득 씨가 지난달 17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해 하늘다람쥐 2마리가 나무 구멍을 오가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한상훈 박사는 촬영된 사진과 영상을 분석한 결과 해당 동물이 하늘다람쥐임을 확인했다. 한 박사는 "하늘다람쥐는 야행성 동물로 낮 시간에는 잠을 자는데, 오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잠에서 깬 뒤 잠깐 밖을 내다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origin_나무구멍서1쌍빼꼼…천연기념물하늘다람쥐울산태화강산책로에서식.jpg지난달 9일 오후 2시께 울산 태화강 중류 강변 산책로에서 하늘다람쥐가 아까시나무 구멍 밖을 내다보고 있다 / 뉴스1(이찬숙 자연환경해설사)


그는 이어 "하늘다람쥐는 보통 암수가 각각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습성이 있다"며 "두 마리가 함께 있는 것으로 봐서 이들은 암수 한 쌍으로 추정되며, 번식 시기를 맞아 한곳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하늘다람쥐는 연간 1~2회 번식하는데, 아직 새끼를 낳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번식 성공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늘다람쥐는 설치목 다람쥐과에 속하는 소형 포유류로, 몸길이가 15~20㎝ 정도다.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있는 피부막인 비막을 펼쳐 나무 사이를 활공하는 능력을 지녔다. 해가 진 뒤부터 새벽까지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이어서 낮 시간에는 관찰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들은 나뭇가지를 엮어 둥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딱따구리가 뚫어놓은 나무 구멍을 둥지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age.pngpexels


울산에서는 지금까지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석남사 주변, 같은 면 이천리 배내마을, 북구 천마산 편백림 등 산림 지역에서만 하늘다람쥐 서식이 확인됐다. 시민들의 왕래가 잦은 태화강변 산책로에서 이들의 둥지가 관찰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태화강 산책로에서 천연기념물 하늘다람쥐가 확인된 것은 태화강의 생태적 가치를 보여주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낮에 잠을 자는 만큼 산책로를 지날 때 최대한 소음을 자제하면서 지나가는 것이 다른 생물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