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8일(목)

"몸이 먼저 움직였다" 휴일 설악산 찾은 소방관, 추락 등산객 목숨 구했다

휴일을 맞아 설악산을 찾았던 현직 소방관이 등산 중 발생한 추락 사고를 목격하고 현장에서 응급처치와 이송을 도우며 등산객의 생명을 구했다.


4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남광주 서부소방서 소속 박형주 119구급팀장은 지난 2일 성지순례 차 설악산 인근 사찰을 찾았다가 산행에 나섰다.


박 팀장이 대청봉 표지석 인근을 지나던 중, 60대 등산객 A씨가 발을 헛디뎌 약 2m 아래 바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상 일대에 둔탁한 충격음이 울릴 정도로 충격이 컸으며, A씨는 바닥에 엎어진 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인사이트설악산 대청봉 / 뉴스1


사고를 목격하자마자 약 10m를 달려간 박 팀장은 즉시 환자 상태를 확인했다. A씨는 코와 입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있었으며 얼굴과 손가락 사이가 크게 찢어져 피가 계속 흐르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산 정상 특성상 전문 응급처치 장비가 부족하자, 박 팀장은 주변 등산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토시 등을 확보한 뒤 상처 부위를 감싸 지혈했다. 때마침 현장에 있던 간호사와 함께 A씨의 의식과 호흡 상태를 지속해서 점검했다.


잠시 후 의식을 회복한 A씨가 구토와 헛구역질을 반복하고 두통과 졸림 증상을 호소하자, 박 팀장은 단순 외상이 아닌 머리 부위 손상(뇌 손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신속한 헬기 이송이 필수적이라고 본 박 팀장은 119상황실과 계속 연락하며 구조 방법을 논의했고, 군 헬기 지원이 확정되자 곧바로 이송 준비에 들어갔다.


박 팀장은 현장 인원들에게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간호사에게는 환자 상태를 계속 확인하도록 하고, 등산객들에게는 환자 수송을 부탁했다. 이들은 대청봉 정상에서 약 600m 아래에 있는 헬기 이착륙장 인근 공사장 숙소까지 A씨를 안전하게 옮겼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착륙장에 도착한 박 팀장은 군 측에 현장 상황을 전달한 뒤 직접 헬기 유도까지 맡아 신속한 탑승을 도왔다. A씨는 군 헬기를 통해 성남 국군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일 산행 중 본능적으로 구조 활동에 나선 박 팀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고를 보고 처음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고, 소방관으로서 환자가 구조될 때까지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자신의 대응만으로 이뤄진 구조가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마침 현장에 간호사와 도움을 준 등산객들이 함께 있었고, 119상황실과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환자를 신속히 옮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