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신간] 도덕경을 쓰는 시간

시인 장석주가 마흔 중반,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시기에 서울을 떠나 안성 호숫가 '수졸재'로 삶의 터전을 옮긴 지 15년이 흘렀다. 


출판사 경영과 대학 강의, 방송 진행까지 쉴 틈 없는 일상 속에서 끝없는 경쟁에 시달리던 그는 호수의 물결을 바라보고 밥물 끓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고요한 시간을 보내며 2,500년 전 노자의 '도덕경'을 다시 발견했다.


장석주 시인은 호숫가에서 보낸 사유와 성찰을 담아 '도덕경을 쓰는 시간'을 펴냈다. 이 책은 '도덕경' 81장 5,000자 원문을 새롭게 옮긴 완역본이다. 책에는 독자가 직접 손으로 문장을 따라 쓸 수 있는 필사면도 함께 구성했다.


XL.jpg사진 제공 = 니들북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 노자의 이 문장은 더 채우고, 더 빨라지고, 더 경쟁해야 한다는 시대의 요구와 정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비우고, 내려놓고, 자연의 흐름을 따를 때 오히려 삶은 더 단단해진다는 것이 노자가 전하는 메시지다.


이 책은 눈으로 읽는 것을 넘어 손으로 새기는 경험을 제공한다. 독자가 필사면에 문장을 직접 쓰는 동안 머리로만 이해했던 구절들이 삶의 태도로 자리 잡고,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씩 고요해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경쟁과 불안 속에서 방향을 잃은 현대인에게 이 책은 노자의 유연하고 강력한 비움의 철학을 제시한다. 잘하려고 애쓰다 지친 이들에게 2,500년 전 노자의 지혜가 물처럼 유연하고 단단한 삶의 방식을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