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5.35m짜리 전기 박스가 온다"... 해외 매체가 기아 PV7에 주목하는 이유

기아가 대형 전동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더 기아 PV7'을 공개하자 해외 자동차 매체들이 잇달아 경쟁 모델과 상품성을 분석하고 있다. 


길이 5.35m의 차체에 최대 8㎥의 적재 공간, 460㎞ 이상의 주행거리와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추면서 포드 E-트랜짓 커스텀 등이 버티고 있는 유럽 상용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기아는 지난 14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된 PV5에 이은 두 번째 전용 전동화 PBV로,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카고와 패신저 모델은 2027년 하반기 한국과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다.


(사진 1) 더 기아 PV7 카고 외장.jpg더 기아 PV7 카고 / 기아


실차가 공개된 뒤 해외 매체들은 크기와 적재 능력, 충전 성능을 잇달아 강점으로 꼽았다.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는 14일 PV7을 소개하며 기아가 PV5보다 "더 크고, 더 유능하며, 더 정교한 PV7로 승부의 강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PV7의 전장이 5350㎜로 PV5보다 0.5m 이상 길고, 롱휠베이스 폭스바겐 ID.버즈보다도 약 300㎜ 길다는 점을 짚었다.


공간 활용도 함께 부각됐다. PV7 카고 롱 모델의 적재 공간은 최대 6.1㎥다. 향후 추가되는 하이루프 모델은 최대 8.0㎥까지 확보한다. 카고 롱에는 유로 팔레트 3개를 실을 수 있으며 최대 적재중량은 롱 모델 1165㎏, 컴팩트 모델 1200㎏이다.


(사진 5) 더 기아 PV7 카고 적재 공간.jpg더 기아 PV7 카고 / 기아


독일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라이브는 PV7 공개 직후 "기아가 전기 경상용차 시장에서 한 체급 위로 올라간다"고 평가했다. PV5와 같은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차체와 적재 공간, 배터리 용량을 키웠고 충전 시스템도 400V에서 800V로 바꿨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PV7에는 71.5kWh와 96.2kWh 용량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적용된다. 96.2kWh 배터리를 탑재한 카고 롱레인지 모델은 기아 내부 측정 기준 WLTP 방식으로 1회 충전 시 46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아직 공식 인증 전 수치다.


최대 350kW급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기아 자체 측정 기준 20분대 중반이 걸린다. 장거리 운행과 높은 차량 가동률이 요구되는 상용차의 특성을 고려한 변화다.


(사진 11) 더 기아 PV7 패신저 실내.jpg더 기아 PV7 패신저 / 기아


영국 오토카는 PV7을 공개하면서 기사 제목부터 "포드 E-트랜짓 커스텀을 겨냥한다"고 평가했다. 오토카는 PV7을 E-트랜짓 커스텀의 경쟁 모델로 규정하며 최대 1200㎏의 화물을 싣거나 패신저 모델에 최대 11명이 탈 수 있다는 점을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11인승은 우선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며 글로벌 패신저 모델은 최대 9인승으로 구성된다.


오토익스프레스는 PV7 카고 롱의 적재중량 1165㎏이 폭스바겐 ID.버즈와 포드 E-트랜짓 커스텀보다 높다는 점도 언급했다. 주행거리 역시 PV7 롱레인지 기준 약 285마일로, 매체가 제시한 E-트랜짓의 201마일보다 길다고 비교했다.


기아는 카고 컴팩트·롱·하이루프와 패신저 컴팩트·롱, 섀시캡 등을 비롯해 향후 PV7 라인업을 총 23개 파생·컨버전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물류와 배송부터 셔틀 등 서로 다른 상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사진 6) 더 기아 PV7 패신저 외장.jpg더 기아 PV7 패신저 / 기아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앞서 출시된 PV5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1만3116대가 판매돼 소형 전기 밴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PV7은 PV5가 마련한 판매 기반을 바탕으로 유럽 공략에 나선다. PV5보다 큰 적재 공간과 배터리, 향상된 충전 성능을 갖춰 보다 큰 차급의 수요에 대응한다.


공개 전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가 PV7에 붙인 '17피트짜리 바퀴 달린 박스'라는 표현은 결과적으로 차량의 성격을 잘 보여줬다. PV5로 유럽 소형 전기 밴 시장에 진입한 기아가 이제 PV7을 앞세워 한 체급 큰 상용차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