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조현준의 美 전력 승부 통했다...효성重, 빅테크 2곳서 3865억 수주

AI 데이터센터에 765·345kV 초고압변압기...지난해 매출의 6.48%

멤피스 증설·차단기 합작·전담조직 신설...올해 수주 9.7조 눈앞


효성중공업이 미국 빅테크 2곳에서 3865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변압기를 수주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2020년 미국 멤피스 공장을 인수한 뒤 넓혀온 현지 생산·영업 기반에 빅테크 주문이 들어왔다.


origin_손뼉치는조현준회장.jpg조현준 효성 회장 / 뉴스1


15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이번 수주는 2200억원 규모의 765킬로볼트(kV) 초고압변압기와 1665억원 규모의 345kV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으로 나뉜다. 미국 남부와 북부 지역에 새로 건설되는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된다.


공시상 두 계약의 합계는 3865억9361만원이다. 효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결 매출 5조9685억원 가운데 6.48%에 해당한다.


765kV는 2029년까지...빅테크 AI 데이터센터에 투입


두 계약은 미국 판매법인 HICO America Sales & Tech가 현지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효성중공업에 장비를 발주하는 구조다. 계약일은 모두 지난 14일이다.


345kV 물량은 2028년 8월까지 공급한다. 765kV 계약은 변압기와 리액터를 묶어 2029년 2월까지 이어진다. 계약 규모는 각각 지난해 매출의 2.79%, 3.69%다.


미국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전력기기 주문으로 넘어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연평균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할 신규 전력 인프라 투자액은 500억달러, 약 67조원으로 추산했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가량을 공급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력회사 중심이던 고객군도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빅테크로 넓어졌다.


멤피스·차단기 합작·전담팀...美 현지 기반에 주문 쌓여


기존 이미지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 / 사진제공=효성중공업


조 회장은 미국 전력 수요가 지금처럼 뛰기 전인 2020년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이 공장을 다시 키우고 있다. 증설을 마치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지난 7월에는 북미 에너지 인프라 기업 콴타와 초고압차단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변압기에 이어 차단기까지 미국에서 생산하기 위한 법인이다.


조직도 손봤다. 이달 초 변압기와 차단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마이크로그리드, 스태콤(STATCOM) 인력을 한데 모은 '데이터센터사업팀'을 신설했다. 장비 한두 개를 납품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 전력설비의 설계와 공급을 함께 맡겠다는 구상이다.


조 회장은 "AI 시대를 맞아 전력 인프라 수요가 폭발하며 60년 만의 슈퍼사이클이 왔다"며 "변압기와 차단기는 물론 HVDC·스태콤·ESS 등 전력 안정화 시스템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경쟁력을 기반으로 5년 안에 글로벌 톱3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의 올해 8월까지 신규 수주액은 약 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이번 계약액까지 단순 합산하면 9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연초 8조4000억원이었던 연간 수주 목표는 12조원으로 높아졌고, 남은 금액은 약 2조3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