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추석 택배 일 90만 박스 급증…골판지 원지 수급 비상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하루 평균 1930만 박스에 달하는 택배 물량이 쏟아지며 포장재 핵심 원료인 골판지 원지 수급 전선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7월 평시 기준 일평균 1840만 박스 대비 4.9% 늘어난 수치로, 매일 90만 박스가 추가로 오가는 셈이다. 명절 선물세트와 농수산물 출하가 한꺼번에 겹치는 특수기 속에서 연초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바닥을 쳤던 원지 공급망이 급증한 수요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지가 업계의 핵심 시험대로 떠올랐다.


정부는 지난 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4주간을 '추석 명절 택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택배 물류 현장에는 늘어난 물동량을 분담하기 위해 배송기사와 분류 및 상하차 인력 등 5500여 명이 추가로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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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정부가 사과와 배, 한우, 계란 등 13대 추석 성수품 공급을 평시 대비 1.6배 늘린 16만 3000톤 규모로 확대하면서 포장 수요를 더욱 밀어 올렸다.


농산물 공급량 기준으로는 평소의 2.6배 수준에 달한다. 사과와 배, 샤인머스캣으로 채운 실속 선물세트 공급 계획 역시 지난해 15만 세트에서 올해 23만 세트로 대폭 확대됐다.


문제는 골판지 상자 산업의 특수성이다. 상자 완제품은 수요처의 규격과 인쇄 요구에 맞춰 실시간 주문 제작하는 구조여서 원재료인 원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생산 공정에 곧바로 병목이 발생한다. 게다가 골판지 원지는 대규모 설비를 갖춘 장치산업 특성상 단기간에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


실제 국내 골판지 원지 재고는 이미 연초부터 위험 수위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하반기를 맞았다.


한국제지연합회 집계 기준 국내 골판지 원지 재고는 2024년 말 24만 5429톤에서 지난해 말 16만 2763톤으로 33.7% 감소했다. 지난 1월에는 15만 276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9% 급감했고, 화재와 작업중지 명령 등 주요 제지 공장 악재가 겹쳤던 지난 3월에는 평년 재고(약 24만 톤)의 절반 수준인 12만 톤 선까지 주저앉았다.


당시 화재 피해를 입었던 한국수출포장공업 오산공장과 작업중지 처분을 받았던 아세아제지 세종공장은 지난 4월 이후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해 현재 가동률을 97%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상반기 생산 공백의 골은 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국수출포장공업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골판지 원지 생산량은 2만 7888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79.1%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로선 당장 택배 상자 대란이 가시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명절 특수 기간 쏟아지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가 공급망 완전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봄 일부 공장의 가동 차질 이후 골판지원지 수급 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관련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보다는 향후 수급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