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6일(수)

[신간] 위험한 독서

지난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경욱 작가가 한국 문학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석권하며 작품성을 입증받은 그의 다섯 번째 소설집 '위험한 독서'가 전면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위험한 독서'는 지난 2008년 첫 출간 당시 제40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소설의 방향을 완전히 돌려놓았다"는 극찬을 받았다. 문학평론가 서영채가 해설에서 김경욱을 '소설 기계'로 명명한 이후 이 표현은 그의 왕성한 창작력과 헌신적 작가 정신을 상징하는 대표적 수식어가 됐다.


이번 소설집에는 한국 사회를 관통하며 작가가 포착한 다양한 타자의 모습이 담겼다.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생, 신인 작가, 홈쇼핑 상담원, 대리모, 수험생 등 평범한 외양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XL (2).jpg사진 제공 = 문학동네


김경욱은 이들에게 대담하고 파격적인 서사를 입혀 예상을 뛰어넘는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위태로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 인물들을 통해 불안정했던 시대의 초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88올림픽, 프로야구, 미니홈피, 텔레비전 퀴즈쇼 등 과거를 풍미했던 대중문화 코드가 작품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작가와 동시대를 살아온 독자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새로운 독자에게는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을 안긴다. 인간 존재를 잠식해온 외로움의 본질을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역작은 한국소설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18년 만에 선보이는 개정판은 전면적 변화를 거쳤다. 문장 전반을 재검토하고 수록작 순서를 조정하는 등 현대 독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당신의 독서를 위해서라면 나는 스스로 책이 되는 위험을 무릅쓸 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김경욱은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주력해온 소설가다.


서로 다른 세대와 시대를 연결하는 타임캡슐 같은 이 작품집을 통해 김경욱 특유의 매력적인 소설 세계가 다시 펼쳐진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