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7일(월)

시즌 첫 골 넣고 '희생된 고양이' 추모... 중국 축구선수의 뭉클한 세리머니

중국 슈퍼리그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선수가 '동물 학대를 멈춰라'는 메시지를 담은 뭉클한 세리머니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6일 중국 매체 시나의 보도에 따르면, 충칭 퉁량룽의 수비수 롼치룽은 지난달 29일 허난성에서 열린 CSL 25라운드 허난FC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58분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롼치룽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켄파누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골문 왼쪽 아래 구석을 정확히 겨냥한 낮은 슈팅을 날렸다. 이 골로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득점 직후 펼쳐진 롼치룽의 세리머니는 경기 결과보다 더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광고판을 넘어 카메라 앞으로 달려간 뒤 정강이 보호대를 벗어 들었다. 보호대에는 고양이 그림과 함께 '동물 학대를 멈춰라'는 중국어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프로축구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린 중국 선수가 동물 학대를 멈춰라는 메시지를 담은 정강이 보호대를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시나통신시나통신


보호대에 그려진 고양이는 2023년 중국에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동물 학대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블로거가 고양이를 훔쳐 학대한 뒤 관련 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수익을 올린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공분을 샀다. 학대로 고양이들이 죽자 동물 보호법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은 채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롼치룽은 자신의 시즌 첫 골을 기념하는 순간을 이용해 이 사건을 상기시키며 동물 학대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전국에 생중계된 그의 세리머니를 본 중국 매체들은 "중국 리그 최초의 세리머니"라며 주목했다. 스포츠 스타가 공개적으로 동물 학대 금지를 촉구하는 일은 중국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롼치룽의 세리머니는 현지에서 동물 학대 관련 논의를 다시 점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가장 무서운 것은 검열이 아닌 이러한 학대를 다룰 법이나 대책이 없는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적극 호응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사건들이 늘고 있다.


가짜 입양을 통해 고양이와 강아지를 데려온 뒤 학대하고 죽이는 사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누리꾼들이 이런 사건을 당국에 신고하고 있지만 아무런 조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학대 사건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현지에서는 "중국 땅에서 태어난 동물들은 사실상 지옥에서 살고 있다"라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