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어린 자녀 앞에서 흉기로 살해한 30대 공무원의 신상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 유가족의 의사와 남겨진 자녀에게 돌아갈 2차 피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4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된 A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범행 수단의 잔혹성, 중대한 피해 발생, 충분한 증거 확보, 공공의 이익 등을 충족할 경우 신상 공개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 유족 측의 입장과 유자녀 보호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공개 방침을 확정했다.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 A 씨가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 유치장을 나오고 있다. / 뉴스1
A씨는 지난 1일 오전 7시 18분께 경기 광주시 능평동에 위치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아내 B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차례 공격해 숨지게 했다.
범행 현장에는 만 5세인 두 사람의 딸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신에 다발성 자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B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범행 직후 현장을 벗어난 A씨는 당일 오전 11시 39분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모텔에 은신해 있다가 경찰에 긴급체포됐으며, 지난 3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현직 공무원 신분인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최근 이혼 소장을 받았는데 위자료나 양육비 등 전반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A씨는 소장에 적힌 거주지를 확인한 뒤 흉기 두 점을 소지하고 B씨의 출근 시간대를 노려 주거지로 찾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A씨의 가정폭력을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하며 피해를 호소해 왔다. 이후 수원에서 광주로 이사해 피해 공간을 분리하고 이혼 소송 절차를 밟았으나 변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