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30대 청년들이 일본 청년보다 결혼과 출산에 훨씬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국 미혼 청년 10명 중 8명 이상이 결혼 의향을 보였고, 4명 중 3명 이상은 자녀를 원한다고 답했다.
청년층의 결혼·출산 기피가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결혼과 출산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 고용과 소득, 양육비 등 현실적인 경제 여건이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일 청년 의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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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는 지난 6∼7월 한국과 일본에 거주하는 만 20∼39세 청년 각각 2000명씩, 총 4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한국 미혼 청년의 81.4%는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면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이 37.1%로 가장 많았고, '가능하다면 언젠가는 결혼하고 싶다'가 35.7%,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다'가 8.6%로 나타났다.
반대로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18.6%에 그쳤다.
일본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일본 미혼 청년 가운데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57.6%로 한국보다 23.8%포인트 낮았다.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42.4%에 달해 한국의 두 배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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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에 대한 인식에서도 한국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다.
이상적인 자녀 수를 묻는 질문에 한국 청년의 52.6%가 '2명'을 선택했다. '1명'은 17.0%, '3명 이상'은 7.3%였다. 이를 합치면 전체의 76.8%가 자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2명'이 28.9%, '3명 이상'이 12.2%, '1명'이 9.4%로 자녀를 원하는 비율이 50.5%에 머물렀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26.3%포인트의 차이가 난 셈이다.
다만 결혼과 출산을 실제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묻자 양국 청년 모두 '경제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결혼을 위한 조건을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본인·배우자의 고용과 수입 안정'을 선택한 비율이 한국 51.8%, 일본 41.1%로 각각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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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기 위한 조건에서도 '경제적 부담 완화'가 한국 56.0%, 일본 46.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한국 청년들의 의향 자체는 상당히 높지만,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 양육비 부담 완화 등 현실적인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대한상의와 일본상공회의소가 저출산과 인구 감소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출범시킨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첫 회의를 계기로 공개됐다.
교류위원회는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가 지방 활성화와 저출산·고령화 등 공통 사회문제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면서 민간 차원의 협력도 필요하다는 경제계의 판단에 따라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 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일본 측 위원장인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양국 경제계와 정부·지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교류위원회는 앞으로 한일 공동 연구와 조사를 진행하고, 양국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연례 심포지엄을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한 민간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2차 회의는 내년 한국에서 열린다. 양국은 청년 세대의 결혼·출산 가치관과 이를 가로막는 현실적인 요인을 지속적으로 비교·분석해 향후 정책 논의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