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가운데, 산비탈에 홀로 남은 한 채의 집이 200명이 넘는 이재민의 생명줄이 되고 있다. 집주인은 지팡이 없이는 걷기 힘든 노부부다.
29일(현지 시간) 카트만두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네팔 누와코트 비두르시 다빌레 지역의 산비탈에 프렘 바하두르 타망과 아내 마이야 타망 부부가 사는 작은 집이 있다. 지난 26일 보테코시강에서 발생한 대홍수는 주변 마을과 도로, 학교를 모두 휩쓸었지만 이 집만은 남았다.
정부 지원이 미처 닿지 않은 이 피해 지역에서 부부의 집은 유일한 피난처가 됐다. 홍수 당일 인근 우타르가야 공립중등학교에서 대피한 학생과 교사 31명이 이곳에서 첫날 밤을 보냈다.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아온 주민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임시 대피소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물과 음식을 얻고 잠을 잤으며, 매일 15~20명이 찾아오고 있다.

부부의 형편은 넉넉하지 않다. 프렘 바하두르는 척추 부상으로 지팡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고, 마이야 역시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두 사람은 정부 지원금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68세 이상에게 지급되는 네팔 노령 수당으로 프렘 바하두르는 매달 3000루피, 마이야는 2000루피를 받는다. 자녀들이 가끔 보내주는 돈도 보탠다.
산비탈 밭에서 농사를 짓지만 수확한 곡식만으로는 1년을 버티기 어렵다. 그럼에도 부부는 찾아오는 이재민을 거절하지 않는다.
마이야는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직접 밥을 짓고, 일부 이재민은 부엌을 빌려 스스로 음식을 만든다. 마이야는 "평소라면 누구나 자기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 있다. 이럴 때 서로 도와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집에는 집을 잃은 친척 가족과 실종자 가족들도 머물고 있다. 마이야의 시동생 주한랄 타망은 홍수로 집을 잃었고 손자는 보테코시강에 휩쓸려 여전히 실종 상태다. 하리바하두르 라이도 집이 떠내려갔고 아내와 손녀, 장인·장모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채 이곳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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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야는 "작은 집이지만 안팎에서 함께 먹고 자며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면서도 "쌀과 렌틸콩이 며칠치밖에 남지 않았다. 식량이 지원된다면 찾아오는 사람을 굶겨 돌려보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의 아들도 홍수로 생계 수단을 잃었다. 둘째 아들 붓다는 홍수 발생 지역에서 오토릭샤(삼륜차)를 운전하며 부모의 생활비를 보탰지만 이번 홍수로 차량과 도로가 모두 휩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