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가 접수된 시민들을 직접 확인하지도 않은 채 허위로 사건을 종결한 혐의로 구속된 제주 지역 경찰관의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실종자와 통화해 안전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시점에 해당 실종자는 이미 사망 상태였던 사실이 부검을 통해 확인됐다.
27일 제주경찰청은 지난 25일 직무유기 및 공문서위조·행사 혐의 등으로 구속된 A 경장을 상대로 고강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8.25 / 뉴스1
A 경장은 지난 5월 30대 여성 장모 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본인과 직접 통화했다고 진술해 왔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장씨는 실종 신고가 이뤄지기 전에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통화 기록 역시 전무했다. 경찰이 A 경장과 숨진 장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정밀 분석했으나 상호 수발신 흔적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의혹이 짙어지자 A 경장은 "안전 확인 통화는 했는데 어떤 통신 수단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당시 A 경장의 근무지 내 유선전화와 무전기 등 통신 장비를 모두 확인했으나 통화 흔적을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의 실종신고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인근에 25일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2026.8.25 / 뉴스1
조사 과정에서는 실종 시스템 조작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A 경장은 사건을 종결한 직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에서 장씨의 데이터를 삭제하고, '교통사고 사망' 취지의 종결 코드를 임의로 입력했다. 통화로 안전을 직접 확인했다는 기존 주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조치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이날 기자실을 방문해 "A 경장이 지난 14일 입건된 뒤에도 출석을 지속해서 미뤘고, 지난 22일 또 다른 실종자였던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당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A 경장이 지난 5월 장씨의 첫 실종 신고를 즉시 종결 처리하는 바람에 당시 지휘부 차원에서 실종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A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씨의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데 이어, 지난달 2일 접수된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 역시 허위로 마무리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