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일간 행방이 묘연했던 장미란씨가 제주 야자수밭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수사에 진전이 있었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25일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농장에서 발견된 시신이 실종됐던 장미란씨 본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이뤄진 부검 작업에서 치아 감정을 실시한 결과, 실종자와 일치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경찰 측은 "지문은 훼손돼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법치의관의 치아 감정 결과 실종자와 일치한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며 "DNA 샘플도 확보해 긴급 감정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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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과정에서 특별한 골절 흔적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상처 등 범죄를 의심할 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탓에 지문 채취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의 자세와 위치 등을 종합해 스스로 목을 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에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에서 현재까지 타살을 의심할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제주경찰청장으로부터 받은 보고에 따르면 목을 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시신 부패가 많이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발견 당시 상태만으로 사인을 속단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 의견도 제기됐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시신 전체 모습이 담긴 영상 자료가 있거나 여러 명의 목격자가 정확히 상황을 확인한 경우가 아니라면, 발견된 시신은 변사 사건으로 봐야 한다"며 "눈에 보이는 상태만으로 사망 원인을 확정지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2026.8.26/뉴스1
시신 발견 장소도 의문점을 더하고 있다. 장씨가 발견된 곳은 장씨가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쯤 나간 장기 숙박 시설에서 약 400m 떨어진 야자나무 숲속이었다. 걸어서 10분도 안 되는 거리지만, 가로등도 없고 CCTV도 설치되지 않은 인적 드문 지역이다.
장씨의 남자친구 또한 TV조선 인터뷰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평소 그 길을 지날 때마다 무섭다고 얘기했던 곳인데, 왜 그곳에서 발견됐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 단계에서 범죄 연루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사인과 사망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자세와 발견 위치 등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범죄에 의한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