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직업계고 출신 50% "일터에서 학력 차별" 수당 체불도 심각

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노동시장에 진입한 청년 2명 중 1명은 일터에서 학력을 이유로 불이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과 승진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 야간·휴일 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에 방치되는 등 열악한 노동 환경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은 오늘(25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업계고 졸업생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일반고 종합반 등 전국 직업계고 졸업생 8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조사에 응한 졸업생 가운데 50.5%(423명)는 일터에서 학력 차별을 겪었다고 답했다. 최근 1년 사이 직장 내 부당 대우를 경험했다는 비율도 42.0%(352명)에 달했다.


전국특성화고노조 전국특성화고노조


부당 대우 유형을 살펴보면 차별 대우(20.4%)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초과수당 미지급(18.4%), 폭언(14.1%), 직장 내 괴롭힘(11.8%), 포괄임금제 악용(10.9%), 업무상 사고·부상·질병(7.3%) 순으로 집계됐다.


차별의 세부 양상으로는 '임금 격차'를 꼽은 응답자가 3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승진 누락'(26.7%), '주요 업무 배제'(17.1%), '사내 교육 기회 제한'(7.4%), '복지 혜택 차등 적용'(6.9%) 등이 뒤를 이었다.


초과근무에 따른 법정 수당 체불 실태도 드러났다. 야간·저녁·주말 근무 경험자 중 저녁 시간대(18시~22시) 근무 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비율은 45.9%에 달했다. 심야 시간대(22시~06시) 야간근무는 36.4%, 토요일 및 공휴일 근무는 31.1%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 채 일했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사측의 구제 조치도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내 괴롭힘을 인지했다고 답한 195명(23.3%) 중 회사의 대처가 적절했다고 평가한 비율은 33.8%에 불과했다.


국무조정실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의 전국 평균치인 63.8%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친 수치다. 괴롭힘 사실을 인지하고도 회사가 방치했다는 응답은 35.9%, 회사 측이 사태 자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답변은 30.3%였다.


직업계고 졸업생들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양질의 일자리 공급'(44.2%)을 지목했다. 이어 '취업 후 사후관리 체계 강화'(24.1%), '현장실습 및 취업 연계 제도 개편'(17.4%)이 뒤를 이었다.


신수연 특성화고노조 위원장은 "지금까지 직업계고 정책은 얼마나 많은 학생이 취업했는지, 얼마나 오래 취업을 유지했는지 취업을 중심으로 평가돼 왔다"면서 "취업률 중심의 성과 관리에서 벗어나 양질의 일자리 확대, 취업 후 사후관리 강화, 노동권 보호 등을 중심으로 정책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