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목)

"왜 여성만 처벌하나" 비판 쏟아지자... 일본, 매춘방지법 70년 만에 뜯어고친다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유흥가 신주쿠 가부키초에서 북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오쿠보공원이 있다.


이곳 주변에서는 '타친보'라 불리는 여성들이 몇 미터 간격으로 서서 성매매 고객을 기다리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2025년 상반기에만 이 지역에서 성매매를 목적으로 대기하다 단속된 여성이 75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성 구매자의 법적 지위는 확연히 다르다. 일본 매춘방지법은 거리에서 고객을 기다리거나 성매매를 권유한 판매자는 처벌할 수 있지만, 구매자가 성매매를 제안하는 행위에는 처벌 조항이 없다. 동일한 거래임에도 한쪽만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비대칭 구조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법적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70년간 유지된 매춘방지법 개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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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4일 법무성 전문가 검토회가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없는 성 구매자의 권유 행위도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보고서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법무성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임시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1956년 시행된 매춘방지법은 금전을 대가로 불특정 상대와 성관계를 맺는 행위를 매춘으로 정의한다. 성매매 행위 자체는 금지하되 형사처벌하지 않으며, 알선이나 관리, 장소 제공 등 주변 행위만 처벌하는 체계다.


현행법은 공공장소에서 성 판매자가 고객을 기다리거나 권유할 경우 6개월 이하 구금형 또는 2만엔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반대로 구매자가 거리에서 성매매를 목적으로 상대에게 접근하거나 제안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


검토회는 이를 "불균형"으로 규정했다. 판매자의 권유 행위와 더불어 구매자의 권유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고 2만엔에 그치는 현행 벌금액도 "범죄 억제 효과가 부족하다"며 상향 조정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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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논의가 속도를 낸 배경에는 가부키초를 중심으로 확산된 노상 성매매 문제가 있다. 2023년 악덕 호스트클럽에서 빚을 진 젊은 여성들이 성매매로 내몰리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고, 국회에서도 "성을 파는 여성만 검거되는 왜곡된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성 구매 행위 자체를 전면 형사처벌하는 방안에는 신중한 의견이 우세하다. 검토회 보고서안에도 당사자 간 합의에 따른 행위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공공장소에서 구매자가 성매매를 목적으로 권유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구매자 처벌을 둘러싼 의견 대립도 계속되고 있다. 여성 지원단체들은 현행법이 성매매 책임을 판매자에게만 전가한다며 판매자는 처벌에서 제외하고 구매자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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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부 전문가와 성산업 종사자들은 구매자 처벌이 거래를 인터넷이나 폐쇄된 공간으로 옮겨가게 만들어 오히려 종사자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해외 각국의 접근 방식도 상이하다. 스웨덴과 프랑스는 판매자는 처벌하지 않고 구매자만 처벌하는 '노르딕 모델'을 도입했다. 반대로 뉴질랜드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처벌하지 않는 비범죄화 정책을 시행 중이고, 독일과 네덜란드는 성매매를 합법화해 행정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갖췄다.


일본의 법 개정 논의는 단순히 '구매자도 처벌할 것인가'를 넘어 성매매의 책임 소재를 누구에게 둘 것인지, 판매자 보호와 성산업 종사자의 안전을 어떻게 균형 있게 달성할 것인지를 놓고 사회적 논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