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구에서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복(26)의 재판에서, 검찰이 피고인의 어린 시절 여동생 사망 사건 기록을 증거로 제출하며 법정 공방이 격화됐다.
지난 23일 대구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채희인)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조재복의 친부와의 통화를 통해 확보한 과거 기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만 4세 때 만 2세였던 여동생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조사된 기록이 존재한다"며 "어릴 때부터 폭력적 성향이 드러났으며, 소년범 전력을 포함한 범죄 이력도 다수 확인된다"고 밝혔다.
'장모 살해·캐리어 유기' 피의자 26세 조재복 / 대구경찰청
검찰은 이 기록에 조재복과 가족에게 지속적인 정신과 진료를 권고하는 의견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하며, 피고인의 폭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에 조재복은 "지금 내가 내 여동생을 죽였다는 말이냐"며 격하게 반발했다. 재판부는 사실관계에 이견이 있으면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라고 안내한 뒤 심리를 계속했다.
검찰은 이날 장모 살해 및 시신 유기 사건과 관련된 여러 증거도 함께 제출했다. 사건 현장과 시신 유기 동선을 담은 CCTV 영상, 홈캠 영상, 부검감정서, 금융거래 내역, 피해자 및 참고인 진술조서 등이 증거로 제시됐다.
특히 검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손잡이가 부러진 청소기에 주목했다. 검찰 측은 "이 청소기가 장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부러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재복은 "키우던 강아지가 심하게 입질을 해 훈육하다가 부러졌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 뉴스1
검찰은 또한 피해자 명의로 진행된 대출금이 주거지 임대차 계약금으로 사용된 내역을 제시했다.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 개통 및 소액결제 기록, 기초생활수급 신청, 보험 해약 관련 자료 등도 함께 증거로 나왔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경제적 목적에 따른 범행이라는 공소사실이 뒷받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재복 측은 경제적 이유로 피해자들과 동거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피해자 명의 대출과 보험 해약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9일 오전 대구 북부경찰서에서 존속살해 등의 혐의를 받는 조재복이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6.4.9/뉴스1
앞서 재판부는 조재복 측 요청에 따라 양형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조재복 측은 피고인의 지적장애와 정신과 치료 이력, 성장 과정, 가족관계 등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복은 지난 3월 대구 중구 한 오피스텔형 원룸에서 장모 A씨(사망 당시 54세)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버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아내와 장모를 상대로 폭행과 감시, 경제적 통제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특수중감금치상 등)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7일 오전 10시 40분 결심공판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