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이 국가기술자격 시험장에서 AI 기능이 탑재된 안경을 착용하고 부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AI 안경을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형사 처벌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3일 광주지검은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지난달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15일 광주에서 치러진 소방설비기사 자격증 시험에서 반입이 금지된 AI 안경을 착용한 혐의를 받는다.
시험 감독관은 A씨가 문제 풀이에 집중하지 않고 부자연스러운 시선 처리를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현장에서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안경과 연동되는 AI 앱을 개발했고, 정답이 잘 표시되는지 확인하려 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검찰은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해달라며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약식기소는 정식 재판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절차다. 당사자나 재판부가 이의를 제기하면 정식 재판으로 전환된다.
같은 달 서울과 목포에서도 국가기술자격시험을 보던 20대 남성 2명이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로 적발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토익 시험에서도 지난 5월과 6월 AI 안경 착용자가 연이어 적발되면서 각종 시험장의 보안 허점이 드러났다.
AI 안경의 부정행위 가능성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됐다. 지난달 유튜브 채널 '테크몽'은 AI 안경을 착용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 모의고사를 푸는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실험 결과 18분 만에 전체 문제를 풀었고 한 문제만 틀려 96점을 받아 1등급을 기록했다.
해당 유튜버는 안경테의 로고와 두께, 렌즈 옆 소형 카메라, 각도에 따라 변하는 렌즈 색상 등을 통해 AI 안경을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특징들은 마음만 먹으면 티가 나지 않게 위장할 수 있다"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속기 쉬운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유튜브 채널 ‘테크몽’에는 AI 안경을 착용하고 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 모의고사를 푸는 실험이 등장했다 / 유튜브 ‘테크몽’
시험 관리 기관들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주요 국가자격시험 시행 기관들은 지난 10일 긴급 회의를 열고 AI 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에 명시하는 방안과 적발 시 처분 기준 등을 논의했다. 시험 현장에서는 스마트 기기 반입 기준 강화와 탐지 장비 도입 등 관리 체계 전반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