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늑대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가축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오스트리아의 한 발명가가 양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보호복을 개발해 화제다. 플라스틱 가시를 빙 둘러 붙인 이 장비는 늑대가 양을 물 때 아픔을 느끼게 해 더 이상의 공격을 막겠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14일 농민신문이 인용한 독일 사냥전문매체 피르슈는 지난 5월 29일 오스트리아 케른텐주 빌라흐의 발명가 루돌프 샤우바흐(72)가 늑대 습격을 막기 위한 양 전용 가시 보호복을 수년간에 걸쳐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EU 역내에서 늑대가 10여 년 사이 2배가량 증가하면서 목장 피해가 끊이지 않자 나온 고육지책이다.
독일 농업매체 톱아그라에 따르면 이 보호복의 무게는 2kg이며, 뾰족한 플라스틱 가시를 여러 개 부착해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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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우바흐는 자신의 목장에서 방목 중인 어미 양 아나나스에게 이 보호복을 입혀 실험을 진행했다. 오스트리아 지역매체 5민에 따르면 보호복은 머리와 젖, 엉덩이 부위를 가리지 않도록 설계돼 새끼가 젖을 먹는 데는 문제가 없다.
지난달 9일 유로뉴스에 따르면 샤우바흐는 "늑대가 이 보호복을 입은 양을 물면 가시에 찔려 고통을 느끼지만 심각한 부상까지는 입지 않게 된다"며 "그 경험으로 인해 다시는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독일 농업매체 아그라호이테는 "몇 개의 가시만으로 늑대를 정말 제압할 수 있을까"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함께 전했다.
이 보호복은 곧 논란에 휩싸였다. 동물보호단체 티어슈츠 오스트리아는 지난 5월 24일 이 장비가 양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불편을 초래한다며 동물학대 혐의로 샤우바흐를 고발했다. 이틀 뒤인 26일 케른텐주 빌라흐 군청은 샤우바흐에게 관련 통지서를 발송했고, 27일에는 관할 수의사가 양이 입고 있던 보호복을 압수하면서 실험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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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샤우바흐는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목과 하체만 보호하는 경량 버전을 새롭게 준비 중이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샤우바흐는 이 장비에 EU 차원의 보조금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늑대로부터 가축을 보호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미국 농무부(USDA) 국립야생동물연구센터가 2002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빛과 소리를 활용한 무선장치가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늑대 접근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거둔 바 있다. 다만 장비 가격이 비싼 데다 무선목걸이 신호로 작동하는 방식이어서 발신기를 부착한 개체에만 반응한다는 한계가 있다.
늑대 개체수 증가세가 지속되는 한 동물복지와 목축 피해 예방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유럽 각국의 노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