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화)

"가까운 응급실 가라" 안내에 민원 폭탄 협박받는 119구급대원들

의대 정원 증원 여파로 응급실 병상 부족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119구급차를 개인 이동 수단처럼 인식하는 일부 이용자들의 과도한 요구로 구급대원들이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응급의료법상 구급대는 환자의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 치료가 가능한 가장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특정 대형병원을 고집하며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최근 익명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현직 119구급대원이라고 밝힌 작성자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요리 중 손가락을 베인 환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현장 확인 결과 환자는 의식이 명료하고 거동이 가능한 상태였으며, 손가락에 1cm 미만의 열상이 있었으나 출혈은 이미 멈춘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은 응급처치를 마친 뒤 인근 응급실의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환자의 아들인 보호자는 어머니가 고혈압 약을 처방받는 대학병원이 다른 시도에 위치해 있으며 모든 진료 기록이 그곳에 있다는 이유를 들어 무조건 해당 대학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강요했다.


구급대원이 법령에 따라 근거리 응급실로 가야 함을 설명했음에도 보호자의 요구가 이어지자, 구급대원은 해당 대학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수용 여부를 타진했다. 스피커폰을 통해 전해진 대학병원 측의 답변은 증상이 경미해 수용할 수 없으니 가까운 병원으로 가라는 거부 의사였다.


대학병원의 수용 거부 판단을 직접 듣고도 보호자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주치의가 있는 병원으로 가야 한다며 구급대원들을 향해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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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이 병원의 거부에도 강제 진입할 경우 법적 책임이 따름을 설명하고, 해당 병원을 반드시 이용하려면 의식이 멀쩡하고 거동이 가능하니 자차나 택시, 혹은 사설구급차를 이용하라고 안내하자 보호자는 119가 환자를 버린다며 민원을 넣겠다고 폭언한 뒤 구급차에서 내렸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구급대원은 응급환자를 이송할 때 환자의 상태와 현장 상황을 고려해 치료가 가능한 가장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는 중증 응급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병상과 의료진을 효율적으로 배정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그러나 많은 이용자가 119구급차를 단순한 병원 이송용 교통수단으로 오인하면서 현장 대원들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경증 환자의 무리한 대형병원 이송 요구가 응급의료 체계의 붕괴를 가속화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응급실 과밀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비응급 환자의 이기적인 요구로 인해 정작 당장 치료가 시급한 심정지나 중증 외상 환자들이 구급차를 배정받지 못하거나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구급대원의 정당한 이송 지침을 거부하고 폭언이나 허위 민원을 제기하는 행위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재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