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4일(화)

히딩크 감독의 '깜짝' 고백... "북한에 축구장 지으려고 했는데, 결국 무산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4강 신화로 이끈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당시의 뒷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13일(한국시간) 축구 전문 매체 포포투는 히딩크 전 감독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딩크는 24년 전 한국에서 받았던 엄청난 환대와 예상치 못한 제안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히딩크는 포포투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나로 인해 느끼는 행복감을 볼 때 때로는 약간의 어색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들은 나를 '보스 중의 보스'라고 불렀다. 그때마다 속으로 '이제 정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인사이트히딩크 전 감독 / GettyimagesKorea


당시 히딩크의 인기는 스포츠 영역을 넘어 정치권까지 확산됐다. 그는 "한 신문사가 내 한국어 이름을 제안하기도 했다"며 "경기장에는 '희동구를 대통령으로'라는 현수막까지 등장했다"고 전했다. 히딩크는 "일부 사람들은 내가 귀화하면 좋은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모든 것은 터무니없는 이야기였다"고 덧붙였다.


각종 혜택과 선물 제안에 얽힌 사연도 공개됐다. 히딩크는 "서울시 명예시민이 됐고 온갖 제안들이 쏟아졌다"며 "거절하는 것이 예의는 아니지만, 모든 것을 다 받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에 있는 빌라를 제안받았지만, 유럽으로 돌아간 뒤 주말을 보내러 그곳까지 갈 것 같지 않아 거절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히딩크는 지금도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여전히 일 년에 한두 번은 한국을 방문한다. 갈 때마다 양팔을 벌려 환영해 준다"고 전했다. 히딩크는 "내 파트너의 제안으로 거스 히딩크 재단을 설립했고, 한국에 맹인 아이들을 위한 경기장을 포함해 여러 개의 축구장을 지었다"며 "패딩 벽이 설치되고 방울이 든 공을 사용하는 특수 경기장인데, 나도 안대를 쓰고 직접 움직여보려 했지만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인사이트히딩크 전 감독 / GettyimagesKorea



북한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소개됐다. 히딩크는 "재단을 통해 북한에서도 뭔가를 해보려 했다. 실제로 북한에 가봤고 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무산됐다"고 아쉬워했다. 히딩크는 2015년 북한을 방문해 시각 장애인 전용 풋살 경기장 건립을 추진한 바 있다.


히딩크는 "2002 월드컵이 끝난 뒤 서울에서 북한과 친선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날 남북 선수단이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 북한 측의 감시와 보안이 엄청났다"며 "그들은 선수의 탈출을 원치 않았고, 경기는 외교적으로 0-0 무승부로 끝났다"고 전했다.


히딩크의 4강 신화는 한국을 넘어 그의 고향 네덜란드까지 영향을 미쳤다. 히딩크는 "내가 태어난 네덜란드 시골 동네 바르스벨트에도 2002년 월드컵 덕분에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내 큰형이 상업적 수완이 좋았는데, 내가 걸어 다녔던 고향 땅의 흙을 작은 병에 담아 파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게 실제로 꽤 잘 팔렸다"며 웃었다. 히딩크는 "다섯 형제와 함께 자란 내 가족들은 나의 모든 모험을 늘 가까이서 지켜봐 줬다"고 따뜻한 추억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