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금)

"일본 여행, 현금 더 챙기세요"... 日 카드 결제대행사 '파산'에 여행객 혼란

일본 오사카지방법원이 6일 신용카드 결제대행업체 젠토신에 파산 결정을 내리면서 전국 음식점들이 카드 결제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지급 매출금만 53억엔(493억원) 규모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연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젠토신은 누리집을 통해 "오사카 지방법원이 6일 파산 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며 "가맹점에서 젠토신 신용카드 단말기가 작동하더라도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인사이트젠토신 홈페이지


파산 결정 이전까지 가맹점들이 받지 못한 매출금은 파산채권으로 취급돼 기존 약속된 기한 내에 돌려받을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미지급된 매출 건수는 최소 2만여건이며, 변제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고 실제 받는 금액도 매출보다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1987년 '오사카 미나미 음식사업협동조합'으로 출범한 젠토신은 1999년부터 전국 영업을 시작했다.


회사 누리집에 따르면 2018년까지 가맹점이 20만곳을 넘어섰다. 대형 결제대행사에 비해 수수료가 낮고 신용 조건을 까다롭게 보지 않아 소규모 점포들이 주로 이용했다. 유흥가나 소규모 음식점들 사이에선 "(다른 카드사에서 탈락해도) 젠토신이라면 신용카드 결제 거래처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있었다.


젠토신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조기 정산 서비스'였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보다 먼저 가맹점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금 회전을 빠르게 해줬다.


현금 흐름이 빠듯한 개인 음식점일수록 의존도가 높았다. 한때 월 2000곳 이상의 신규 계약을 확보할 정도로 외식업계에서 대표적인 카드결제 대행사로 자리잡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일본 신용조사기관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젠토신의 부채액은 1151억엔(1조698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일본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이다. 젠토신이 실적 악화를 숨기기 위해 20여년 전부터 분식회계를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부채액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이날 일본 전역에선 젠토신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던 매장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사실상 중단됐다. 도쿄 신바시의 한 음식점주는 요미우리신문에 젠토신 파산으로 14만엔(130만원) 정도를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며 "신규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카드로 결제한다"며 "경영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젠토신에 수십억엔대 대출금을 빌려줬던 토와은행, 다이코은행 등 금융권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게 됐다. 자금 사정이 취약한 개인 음식점을 중심으로 연쇄도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방은행과 신용조합 등도 대출 부실 위험에 직면했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여파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에게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SNS에서는 일본 식당에서 카드 결제가 안돼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여행을 갈 때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젠토신은 6일 이후 자사 신용카드 단말기를 통해 결제된 대금에 대해 향후 어떻게 처리될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