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가 개와 고양이의 식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 제정에 나섰다. 한국의 개식용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개고기 관광객' 유입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산케이신문은 일본유신회가 '개·고양이 식용 금지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해외에서 개·고양이 식용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본 내 일부 중식당에서는 여전히 개고기를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유신회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개고기를 제공하는 음식점을 최소 50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산케이신문 보도 캡처
산케이신문은 "돼지고기나 소고기로 위장한 밀수육, 일본 내 반려동물 매장에서 팔리지 않은 개나 사냥용 덫으로 잡은 들개들이 개고기 조달처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실태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과거 일본은 에도 시대(1603~1868)와 메이지 시대(1868~1912)에 약용이나 보양식 개념으로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현대에 들어서는 식생활 변화와 반려동물 문화 확산으로 개고기 소비가 급격히 줄었지만, 이를 전면 금지하는 법은 없었다.
일본의 개고기 금지법 추진 배경에는 한국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2027년 2월 7일부터 식용 목적의 개 사육·도살 및 유통·판매를 금지하는 '개식용종식법'을 본격 시행한다.
이 법에 따르면 식용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다 적발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식용 목적의 사육·유통·판매를 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개식용종식법은 2024년 2월 공포된 뒤 같은 해 8월부터 법 시행을 시작했으나 3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내년 2월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즉시 본격 시행되면 개고기의 합법적인 공급 자체가 금지되므로 사실상 국내에서 개고기 구입·판매는 불가능해진다.
일본유신회 관계자는 산케이신문에 "개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이 개고기가 허용된 일본으로 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이 개고기를 먹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별도 입법에 회의적이다. 2024년 12월 이시바 시게루 내각은 질문주의서 답변에서 "정부는 일본에서 '개와 고양이의 식용 소비'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인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법을 정비해 개와 고양이의 식용 소비를 금지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이는 당시 무소속 마쓰바라 진 의원이 한국의 개식용종식법과 국제적인 규제 확산을 언급하며 일본도 개·고양이 식용 금지법을 제정할 의향이 있는지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일본 정부는 동물애호관리법, 식품위생법,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현행법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고래나 말 등의 식용 금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은 "금지법이 제정되면 동물보호법을 보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면서도 "일본유신회가 각 정당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