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금)

홍명보, 월드컵 참사 9일 만에 입장문 발표 "국민께 사과, 청문회 열리면 출석하겠다"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사태와 관련해 청문회 반드시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9일 홍명보 장학재단을 통해 입장문을 공개하며 월드컵 실패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홍 전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하고 응원해준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지만 월드컵에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인사이트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 뉴스1


이번 2026 월드컵에서 한국은 A조 3위(1승2패)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3위 팀 12개 중 상위 8위 안에 들면 32강 진출권을 얻을 수 있었지만 최종 10위에 그쳤다. 홍 전 감독은 2014 브라질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감독 기회를 받았지만 두 대회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성적을 냈다.


조추첨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를 배정받아 16강 진출까지 예상됐지만 최악의 결과로 끝났다. 선임 당시부터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홍 전 감독은 이번 실패로 더욱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홍 전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국민들께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했다"며 "월드컵이 끝난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대표팀의 결과는 감독인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침묵한 이유에 대해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사실인 양 알려지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더해졌다"며 "함께 대표팀을 위해 헌신했던 선수들과 스태프들까지 오해와 추측 속에 놓이는 모습을 보며 침묵만 하는 것이 옳은지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인사이트뉴스1


홍 전 감독은 지난달 2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감독 사퇴를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수많은 축구 팬과 유튜버들이 몰려와 그를 비난하며 소란을 일으켰다.


남아공전 패배와 대한축구협회의 지속된 난맥상이 이번 월드컵 실패와 맞물리면서 홍 전 감독 사퇴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퇴로 한국 축구 행정은 공백 상태에 빠졌다.


홍 전 감독은 귀국장에서 사과문 발표나 공식 사과 없이 지나쳐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그는 귀국 이틀 만에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행에 대해 홍 전 감독은 "결과를 외면하거나 피하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며 "당시 나와 가족을 향한 협박과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켜야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을 외면하거나 국민들을 피하려 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 출석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홍 전 감독은 "청문회가 열린다면 그 자리는 월드컵 결과에 대해 국민들께 설명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서야 할 사람도 감독인 나다"라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하고 청문회 개최 날짜를 확정했다.


인사이트뉴스1


홍 전 감독은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 등과 함께 증인으로 호출됐다. 이용수 축구협회 부회장,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등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 전 감독 선임 당시 축구협회 수뇌부로 있었던 인물들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증인 채택이 결정된 뒤 민주당 조계원 위원은 "정 전 회장과 홍 전 감독 등 핵심 당사자들이 줄줄이 사임하고 외국으로 도피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출석 요구에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홍명보장학재단 관계자는 청문회 증인 출석 결정 전 "청문회가 진행되면 홍 전 감독이 가려고 한다"며 "월드컵 성적에 책임지고 사퇴했지만 끝까지 선수들을 지키는 것 또한 감독의 역할이다. 선수들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되니 나가서 다 말하겠다는 취지의 뜻을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전 감독은 선수들 보호를 위해 청문회에 반드시 나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감독인 내게 있다. 청문회가 열린다면 감독으로서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 역시 저 혼자 끝까지 감당하겠다"며 "국민들 앞에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며 어떠한 질문도 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홍 전 감독은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 보내주신 질책과 비판은 그 말씀 하나하나를 무겁게 가슴에 새기겠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