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 코리아가 육아휴직 후 복귀한 직원을 강등하고 퇴사를 종용했다는 의혹으로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지난 4월부터 이사벨 푸치 이케아 코리아 대표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사벨 대표가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직원을 부당하게 처우했다는 진정이 접수된 데 따른 조치다.
이케아 직원 A씨는 육아휴직 복귀 전 이사벨 대표로부터 원래 직무로 복귀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표는 조직 개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A씨의 복직을 보장했다. 그러나 A씨가 복직하자 회사는 임원급 직책에서 평사원으로 강등하겠다고 통보했다. 육아휴직 기간 중 진행된 조직 개편으로 A씨가 이끌던 부서가 통폐합되면서 해당 직책이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사벨 푸치 이케아 코리아 대표 / 이케아
A씨가 이 같은 인사 조치에 항의하자 이사벨 대표는 "가족들과 집에서 편하게 있다가 세탁기처럼 빨리 돌아가는 데서 업무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회사는 A씨에게 1년 치 연봉의 위로금과 실업급여를 보장하겠다며 퇴사를 권고했다.
또한 A씨가 강등 인사를 받아들이지 않자 업무 보고에서 배제되는 등 조직 내 소외가 이어졌고, 회사는 기한 내에 강등이나 퇴사를 선택하지 않으면 매장 현장직으로 임시 발령을 내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이 A씨 측 입장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다만 이번 인사 조치가 A씨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이케아 코리아는 올 상반기부터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부서 통폐합으로 사무직 자리가 줄어들자 직원들은 이를 사실상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존 직책이 없어진 직원들에게 회사는 남은 사무직 자리에 경쟁 지원을 하거나 퇴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 광명점 / 인사이트
2023년 이케아 코리아 대표로 선임된 이사벨 푸치는 스페인·미국 변호사 출신의 노동법 전문가다. 일각에서는 그가 노조 협상을 앞두고 "한국 노조는 유럽에 비해 너무 쉽다"고 말하거나, 사업계획 논의 중 "한국 직원들은 멍청한데 해고가 어렵다"고 발언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케아 코리아 측은 "(이사벨 대표의) 발화 내용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다"며 강력히 반박했다.
노동부 조사 내용과 관련해서도 "직원의 개인정보와 내부 문서, 개별 인사 사항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관련 절차는 법적 기준과 내부 정책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국내 리테일 사업 운영을 지원하는 서비스 오피스 조직 개편을 지난 4월 1일부로 시작했다"며 "이번 변화는 특정 개인이 아닌 조직과 직무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조직 운영을 간소화해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협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 코리아는 "모든 변화 과정에서 관련 법규와 내부 정책을 준수하고 있고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동일한 원칙과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며 "조직 변화의 영향을 받은 직원들은 우선적으로 내부 채용 기회를 통해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채용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도 직속 상사와 인사팀의 지원 아래 다양한 내부 직무를 탐색하고 지원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육아휴직 후 복귀 직원이 불이익을 겪는 사례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법적 보호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반복되는 경력 단절과 불이익 문제 속에, 이번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케아의 인사 조치가 정당한 조직 개편이었는지, 아니면 복귀자에 대한 차별이었는지가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