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금)

"장기전은 없다"던 트럼프 발언 직후... 미군, 이란 추가 공습 감행

미군이 이틀 연속 이란을 공습하며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맺었던 종전 양해각서가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하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고, 몇 시간 뒤 실제로 공습이 단행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협상 불가능한 지점까지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군 통수권자의 지시로 이란을 겨냥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는 이란의 역량을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제 수역을 자유롭게 항해하는 상선과 민간 선원을 공격한 이란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2026년 7월 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미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에어포스 원에서 내리며 카타르가 선물한 새 보잉기에 탑승하기 위해 손짓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미군의 이란 공습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습 범위가 전날보다 더 넓다고 전했다. 이번 타격 대상에는 이란군의 해안 레이더와 대함미사일 기지, 방공시스템이 포함됐다.


전날 미군은 정밀유도무기를 활용해 이란의 방공시스템, 지휘통제망, 해안 레이더 기지, 대함 미사일 전력,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배치된 이슬람혁명수비대 소속 소형정 60여 척 등 총 80개 넘는 목표물을 타격한 바 있다.


중부사령부 발표 직전 이란 현지 매체들은 남부 주요 항구도시인 반다르아바스와 시리크 일대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관영 통신 IRNA는 오만만과 인도양 인근 항구도시인 코나락과 차바하르 인근에서도 폭발음 발생 후 정전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인사이트2026년 7월 8일(현지 시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베슈테페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미군의 추가 공습은 충분히 예견된 행보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마 오늘밤 다시 이란을 강력히 공격할 수 있다"며 추가 공습을 예고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는 이란과 협상하고 싶지 않다"며 종전 양해각서가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지도부는 쓰레기다. 아픈 사람들이다. 그들을 상대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오늘 밤 그들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이란을 상대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다만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은 장기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이은 고강도 공습은 상선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는 이란에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 네팔 국제협력연구소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 네팔 국제협력연구소


앞서 전날 미군의 첫 공습 직후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 85곳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도 이틀 연속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후속 협상의 동력은 사실상 상실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말부터 계속된 무력 충돌에 이어 이달 초 카타르 도하 회담마저 결렬되면서, 양국이 접점을 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60일간의 후속 협상을 통해 비핵화 쟁점을 해결하겠다던 당초 양해각서의 구상 역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