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금)

배재고 5·18 참배 동행한 '왕 전문 배우' 임호... "혈기 왕성하던 아이들, 묘지선 달랐다"

5·18 민주화운동 조롱 논란을 빚었던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를 찾아 사과한 지 일주일, 현장에 동행한 배우 임호가 학생들의 달라진 모습과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평소 혈기 왕성했던 운동부 학생들이 국립 5·18 민주묘지 앞에서 조심스럽고 엄숙하게 참배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역사의 무게를 직접 체감했음을 느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한겨레에 따르면 임호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사춘기고, 운동부 친구들이라 혈기 왕성한 느낌이 있는데 어제의 모습은 달랐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묘지 앞에 서는 순간부터 굉장히 조심스럽고 엄숙한 분위기였다"며 "배재고 학생들이 굉장히 다소곳하고 단정한 모습을 보고, 직접 와서 눈으로 보고 느끼는 공부가 훨씬 더 의미가 있고 실제로 많은 공부가 됐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배우 임호 / 레이크제이엔터테인먼트


앞서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과 교직원, 학부모 등 80여 명은 6일 광주제일고를 찾아 사죄했다. 지난달 29일 광주일고와의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며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광주일고는 사과를 받아들였고, 배재고 학생들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 참배에 이어 광주일고 학생들과 함께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번 일정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 광주일고 동문 등이 동행했으며, 임호는 제40대 배재학당 총동창회장 자격으로 함께했다.


임호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중요하고 아픔이 있는 5·18 민주화운동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참배하는 과정에서 많이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광주일고 총동창회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이런 일 없이 두 학교 학생들이 아름답게 참배하고, 민주항쟁의 역사도 경험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나눴다. 미리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타이르지 못한 어른들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특히 그는 "사과를 받아준 광주일고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고 고마웠다"며 "화해의 손길을 뻗어주신 광주일고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번 사과가 일회성이고 '어떤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총동창회 차원에서 광주일고와의 교류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불미스러운 일로 만나게 됐지만 앞으로는 좋은 의미에서의 교류가 이뤄지면 좋지 않겠느냐는 대화를 광주일고 총동창회 쪽과 나눴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배재고 야구부 선수단과 교사, 학부모 80여명이 광주일고 학생들과 함께 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역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2026.7.6 / 뉴스1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내린 "6개월 전국대회 출전 정지" 징계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임호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용서를 받는 과정 없이 징계부터 이야기하면 반성하는 걸로 보이겠나"라며 "잘못을 하고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입장에서 징계에 대해 과하다, 그렇지 않다를 논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광주일고 측의 선처 요청에 대해서는 "저희의 마음이 닿았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배재학당 총동창회는 지난 6일 언론 광고를 통해 "부적절한 응원으로 깊은 상처를 드리게 돼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어른인 우리 동문 선배들이 먼저 책임을 통감하고 변화하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학교와 함께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