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3일(금)

최창원 "상생 노력 부족했다"...SK, 2·3차 협력사까지 지원판 키운다

대금 지급·거래 관행·R&D 금융지원 협약

최창원 "1차 변화가 2·3차 협력사로 이어지는 구조 만들 것"

하이닉스 중심 반도체 생태계 신규 재원 투입


SK그룹이 협력사 상생 구조를 1차 중심에서 2·3차 협력사까지 넓힌다. 대금 지급 조건을 손보고, 거래 관행 개선과 연구개발(R&D)·금융 지원을 묶어 협력사 생태계 전반의 자금 흐름과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2일 SK는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SK-1·2·3차 협력사 간 상생 협약' 체결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지동섭 SV위원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협력사 대표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는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에코플랜트, SK지오센트릭, SK실트론, SK(주) AX, SK인텔릭스 등 7개 계열사와 100여 개 협력사가 참여했다. SK는 계열사와 1차 협력사 간 상생을 넘어 2·3차 협력사까지 지원 효과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에서 "이번 상생 협약을 통해 상생의 가치가 SK에서 1차, 2차, 3차 협력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협력 문화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공정위도 SK와 협력사 간 상생 노력이 성장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60702_161020353.jpg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SK디스커버리 회장) / 인사이트


상생 키워드는 대금·거래·기술


협약은 크게 세 갈래로 구성됐다. '대금 지급 조건 개선', '거래 관행 개선', 'R&D 및 금융·자금 지원 확대'다. SK는 협약을 통해 계열사와 협력사 간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협력사 생태계의 하단까지 지원이 흘러가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1차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대금 지급 기한을 마감 후 최대 10일 이내로 단축하고 현금 지급 비중을 확대한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지급 조건을 개선하고, 협력사의 자금 운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상생결제시스템'을 활용하는 협력사에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상생결제시스템'은 별도 예치 계좌를 통해 2·3차 협력사가 대금을 기존 방식보다 앞당겨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SK는 이를 통해 1차 협력사에 머물던 자금 개선 효과가 2·3차 협력사까지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거래 관행 개선 장치도 넣었다.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의 대금 지급 조건을 완화하면 재계약이나 신규 협력사 선정 평가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각 단계별 협력사의 지급 기한과 지급 수단도 점검해 협력사 생태계 전반에 건전한 대금 지급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금융 지원도 넓어진다. 68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인 그룹 공통 '동반성장 펀드'의 지원 대상을 1차 협력사에서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KakaoTalk_20260702_161052225.jpg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 인사이트


하이닉스 중심 반도체 생태계 지원 확대


반도체 생태계 지원에는 SK하이닉스가 중심에 선다. SK는 협력사 지원 확대를 위해 1조4000억원 규모 신규 재원을 활용하고,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의 기술 개발과 검증을 돕는 인프라를 강화한다.


SK하이닉스는 '분석측정지원센터'를 지속 운영해 협력사가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고가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규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분석과 측정 역량을 공유해 협력사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테스트베드인 '트리니티 팹(Trinity Fab)'도 새로 가동한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양산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제품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의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개발 완료 뒤 성과와 기여도를 인정해 후정산하는 'R&D 도전 보상제'도 운영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대금지급바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감 후 2영업일 내 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이 제도를 통해 22년간 누적 14조5000억원을 조기 지급했고, 더 많은 협력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우수한 역량과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SK지오센트릭은 생산성 향상과 ESG·안전환경 개선 등 협력사의 지속 가능 역량 강화를 돕고, SK실트론은 웨이퍼 공정 교육을 개방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이어간다.


origin_SK공정거래위원회상생협약체결식.jpg뉴스1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는 협력사를 핵심 이해관계자로 인식하고 협력사의 성장과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마을의 공동 과제를 함께 해결하던 전통 방식인 '울력'의 정신을 기반으로 협력사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기존 상생 노력이 현장에서 충분히 체감되지 못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대금 지급, 연구개발 지원, 금융 지원을 해왔지만 협력사 생태계 전체로 보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는 개별 지원을 넘어 1차 협력사의 변화가 2·3차 협력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도 안정적인 대금 흐름이 투자와 고용, 기술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대금 지급 조건 개선의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SK가 중소 협력사의 여건에 맞춘 상생 모델을 구축하고 1차 협력사를 넘어 2·3차 협력사까지 지원 구조를 넓히는 것은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origin_SK와협력사·공정위의상생협력을위해.jpg뉴스1


이어 "소부장 협력사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과 실패 위험 완화,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은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SK그룹의 지속 혁신과 우리 산업의 도약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공정위도 상생에 앞장서고 본업의 혁신에 집중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