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3일(금)

'ADR' SK하이닉스에 붙는 미국 가격표...SK스퀘어 할인율도 다시 보나

7월 10일 나스닥 거래 예정...최대 45조4534억원 규모

SK스퀘어, 하이닉스 20.5% 보유한 최대주주

미국 투자자 접근성 확대 땐 NAV 할인율 축소 변수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서 '달러 가격'을 받기 시작하면 최대주주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도 새 계산대에 오를 전망이다. 


SK스퀘어 주가를 설명하는 핵심 변수는 SK하이닉스 보유 지분 가치다. SK하이닉스에 미국 시장의 비교 가격이 생기면 SK스퀘어에 붙어온 '지주사 할인'도 다시 보게 된다.


SK스퀘어 본사 T타워. [SK스퀘어 제공]SK스퀘어 본사 T타워 / 사진제공=SK스퀘어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거래를 시작하는 일정을 잡았다. 발행 규모는 보통주 최대 1779만주다. ADR 10주가 보통주 1주에 해당한다. 지난달 23일 종가 255만5천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총 발행액은 45조4534억원이다. 실제 공모가와 조달 규모는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확정된다.


이번 ADR은 기존 주주가 보유 주식을 파는 구주 매출이 아니라 신주 발행 방식이다. 발행 한도는 기존 발행주식 수의 약 2.5% 수준이다. 조달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 등에 투입된다.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을 직접 사거나 한국 ETF를 거치지 않고 나스닥에서 SK하이닉스를 달러로 매수하는 통로가 생긴다.


'미국 가격표' 붙는 하이닉스


새 가격표는 SK스퀘어로 이어진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스퀘어의 기업가치는 SK하이닉스 지분 가치에 크게 좌우된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도 커진다. 문제는 시장이 SK스퀘어를 보유 자산 가치보다 낮게 평가해왔다는 점이다.


ADR 상장은 이 할인율을 낮출 수 있는 재료다.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서 거래되면 미국 투자자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를 같은 반도체주로 비교하게 된다. HBM 공급 능력과 고객사, 투자 규모, 현금흐름이 비교 대상이다. SK하이닉스 주가가 다시 잡히면 SK스퀘어 주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


미국 반도체 ETF 편입 여부도 변수다. 그동안 미국 투자자는 한국 상장 주식이나 한국 ETF를 통해 SK하이닉스에 접근했다. ADR이 생기면 반도체 섹터 안에서 직접 매수할 수 있는 종목이 된다. 편입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거래 창구가 바뀌면 SK하이닉스를 한국 증시 안의 메모리주로만 보던 시선에도 변화가 생겨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주가와 SK스퀘어 주가의 동행성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과 함께 SK스퀘어의 기업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봤다. SK스퀘어가 반도체 밸류체인 안에서 SK하이닉스와 맞물리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는 점도 함께 거론했다.


스퀘어 할인율 낮출 연결고리


SK스퀘어 입장에서는 하이닉스 지분 가치와 회사 시가총액 사이의 간극이 관건이다. SK스퀘어의 NAV 할인율은 올해 1분기 기준 46.4%로, 2024년 말 65.7%에서 낮아졌다. 회사는 2028년까지 NAV 할인율을 3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하이닉스 ADR은 이 목표를 앞당길 수 있는 재료 중 하나다.


배당도 연결 고리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투자 사이클 속에서 실적과 주주환원을 함께 늘리면 지분 20.5%를 보유한 SK스퀘어로 들어오는 배당 재원도 커진다. SK스퀘어는 향후 3년간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과 투자성과 일부를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현금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 NAV가 커지고, 배당이 늘면 스퀘어의 주주환원 여지도 같이 커진다.


다만 ADR 상장만으로 SK스퀘어 할인율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번 발행은 신주 방식이라 기존 주주에게 희석 효과가 생긴다.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지분율도 다소간 낮아져 20%선에 가까워진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추가 ADR이나 추가 신주 발행이 이어질 경우 SK스퀘어도 지분율 관리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해외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6일부터 진행된다. SK하이닉스는 9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10일 나스닥 거래를 시작하는 일정을 잡았다. 국내 신주 상장 예정일은 이달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