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계약 발표 직전 해당 업체 주식을 대량 매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이저건과 바디캠, 경찰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액손 엔터프라이즈의 주식을 최대 500만달러(약 77억원)어치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매수 시점이다. ICE가 액손과 2억2000만달러(약 3393억원) 규모의 5년 계약 공고를 내기 불과 2주 전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미국 정부윤리국(USOGE)이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0일 액손 주식 100만~500만달러어치를 매입했다. 그로부터 2주 뒤인 2월 24일 ICE는 테이저건 약 1만7800대와 카트리지, 교육훈련 용역 구매 공고를 게재했다.
이번 공고는 액손의 최신 모델 '테이저 10' 사양에만 정확히 부합하도록 설계돼 다른 업체의 입찰을 사실상 차단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투자 업체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에 따르면 미국 테이저건 시장의 90%를 액손이 장악하고 있다.
ICE는 2월 공고에서 계약이 체결되면 현장 배포된 4300대를 교체해 테이저건 보유 규모가 4배 이상 늘어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가격 부담과 국토안보부(DHS) 장관 교체 등을 이유로 계약 진행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정부 윤리 감시 단체인 크루(CREW)의 공보 책임자 조던 리보위츠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가 이민 단속을 확대할 경우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며 "명백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프론티어재단(EFF) 선임 애널리스트 매튜 가리글리아도 트럼프 행정부가 ICE를 확장하는 시점에 액손 주식을 매수한 점을 문제 삼았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출신 변호사 리처드 커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액손이 정치권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회사에 유리한 계약과 법안을 확보했다"며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은 자녀들이 운용하는 신탁에서 관리되며, 투자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가족이 아닌 제3자가 내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마치 ICE의 대규모 계약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듯한 타이밍의 주식 매수로 의혹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이날 액손 주가는 실적 호재 등이 겹치며 10%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