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이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친서를 보내 새만금 투자 논의를 제안했다. 젠슨 황이 최근 방한해 새만금을 '잠재적 투자 기회'로 언급한 데 대한 적극적 화답이다.
이번 친서에서 이 당선인은 새만금을 규제가 거의 없는 '완벽한 백지'로 소개하며 엔비디아 투자를 본격 타진했다.
27일 민선9기 전북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이 당선인이 최근 미국 엔비디아 본사와 엔비디아 코리아 대표에게 친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이 10일 전북 전주시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전북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출범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6.6.10 / 뉴스1
친서에는 새만금을 글로벌 AI 밸리로 조성하자는 구체적 비전과 함께 젠슨 황과의 직접 회동 제안이 담겼다.
이 당선인은 친서에서 새만금을 '완벽한 백지(Clean Slate)'로 표현하며 "엔비디아가 필요로 하는 마찰 없는 환경, 무한 확장성, 압도적 속도를 갖춘 최적의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실상 제약 없이 AI 기술 실증이 가능하다는 점을 핵심 장점으로 내세웠다.
새만금의 구체적 투자 매력으로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청정에너지 공급 가능성을 첫 번째로 꼽았다. 풍부한 산업용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제시했다. 특히 피지컬 AI와 로봇 기술을 제약 없이 실증할 수 있는 과감한 규제 샌드박스 환경을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미국 애리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옥사곤 같은 글로벌 AI 허브에 견줄 만한 경쟁력을 새만금이 갖췄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는 엔비디아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진행 중인 곳이고, 옥사곤은 사우디가 미래 신도시로 조성 중인 프로젝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삼겹살 음식점 '형님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회동을 하고 있다. 2026.6.5 / 뉴스1
친서에는 형식적 접근 대신 격의 없는 대화를 원한다는 의지도 담겼다. 이 당선인은 "형식적인 프레젠테이션보다 삼겹살을 함께하며 격의 없이 대화하자"며 실질적 논의를 제안했다. 새만금을 글로벌 AI 밸리로 만들 미래 비전을 직접 나누자는 취지다.
이번 제안은 젠슨 황의 최근 발언에 대한 신속한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젠슨 황은 지난 8일 서울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해 정의선 회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이 새만금 투자를 제안하자 젠슨 황은 새만금을 'AI 밸리'로 부르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막대한 전력 소비와 냉각수가 필요한 AI 칩 생산 특성상 청정에너지와 산업용수 확보가 핵심이다.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생산 잠재력과 풍부한 수자원을 갖춘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당선인은 "전북 발전을 위해서라면 전 세계 어디든 직접 찾아가겠다"며 엔비디아와 같은 세계적 기업이 새만금에 투자하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만금은 전북 부안·군산·김제 일대 총 409㎢ 규모의 간척지다. 세계 최장 방조제로 조성된 이곳은 산업·관광·국제협력 복합도시로 개발 중이다. 넓은 부지와 낮은 규제 밀도가 대규모 첨단산업 유치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도는 새만금을 첨단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추진해왔다. 데이터센터와 AI 산업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구축도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 투자가 성사될 경우 새만금이 국내 AI 산업 거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엔비디아 측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젠슨 황이 이 당선인의 제안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친서 발송 이후 실제 회동이 성사될지, 구체적 투자 논의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