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6일(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50% 축소 지침, 사무처 간부 2명 '전결'로 결정됐다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 간부 2명의 전결(專決)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위원회 의결이나 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10일 별도의 회의 없이 허철훈 사무총장의 전결로 본투표 투표용지 인쇄량 하한선을 유권자 수 대비 60%에서 50%로 10%포인트 낮췄다. 사전투표 참여율 증가를 고려해 인쇄를 줄인 것이다. 


국민의힘 “위례·동탄까지 총 17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있어선 안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실시된 3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원회에서 서울 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뉴스1


변경된 기준이 담긴 선거 절차 사무편람은 선거정책실장 전결을 통해 전국 선관위에 배포됐다. 중앙선관위는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 3명씩 임명·선출하는 위원들이 회의로 최종 의사를 결정하는데, 투표용지 인쇄 기준은 사무총장과 선거정책실장 2명이 정한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심각했던 대부분의 지역 선관위의 경우 판사와 정당 추천 인사로 구성된 비상임 선관위원들이 선관위 파견 직원이 만든 원안을 그대로 승인했다. 서울 송파구선관위는 투표용지를 유권자 수의 50%(일부 2개동은 60%)만 인쇄하기로 하면서도 회의를 열지 않고 서면으로 결정했다. 


서울 광진구선관위 역시 회의 없이 서면으로만 결정을 내렸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대부분 지역에서 선관위원들의 실질적 검토 없이 처리된 것이다.


외신도 6.3 지방선거 주목... AP·로이터 통신, 사상 초유 '투표용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4일 새벽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여 "부정선거"를 외치고 있다. 2026.6.4 / 뉴스1


결국 투표 당일에 사고가 터졌다.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중 1371곳(9.6%)에서 투표용지 인쇄량이 유권자 수의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오후 2시 20분 투표가 중단된 투표소가 발생했지만, 투표용지 추가 배송 지시는 2시간 50분이 지난 오후 5시 10분에야 내려졌다.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10일 "투표용지 부족에 대한 선관위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