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심해에서 발견된 거대한 고래 화석 무덤이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중국 심해 과학 연구소와 이탈리아 피사대 지구과학과, 뉴질랜드 지구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인도양 해저 7000m 깊이에서 530만 년 전부터 형성된 대규모 고래 공동묘지를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고래 공동묘지는 수심 4200~7000m 해저에 약 1200㎞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네이처/미국 해양대기정(NOAA)
이곳에는 고래 화석과 사체, 고래 사체에 기생하는 해양 생물 군집체가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었다. 동위원소 연대 측정을 통해 확인된 가장 오래된 화석은 약 530만 년 전 플라이오세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플라이오세는 약 533만 년 전부터 258만 년 전까지 이어진 신생대 제3기의 마지막 지질 시대로,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출현한 중요한 시기다. 이번 발견은 이 시기부터 고래들이 해당 지역에서 죽음을 맞이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최대 수심 11㎞까지 잠항 가능한 중국의 유인잠수정 펀더우저를 활용해 2023년 2~8월 인도양의 '다이아만티나 균열대' 해저 골짜기 축을 따라 총 32회 잠항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4200~7000m 깊이에서 고래 화석 발굴지 485곳과 활성 고래 낙하지 5곳을 확인했다.
중국 심해과학공학연구소
'고래 사체 낙하'는 죽은 고래가 해저로 가라앉는 현상을 말한다. 햇빛이 닿지 않아 광합성이 불가능한 심해 환경에서 고래 사체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오아시스 역할을 한다. 기존에 발견된 고래 사체는 대부분 수십~4000m 이하 깊이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심해 환경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활성 고래 낙하지는 비교적 최근에 가라앉은 고래 사체 주변에서 생물 군집이 살아 움직이며 시체를 분해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 고래 무덤이다. 연구팀이 확인한 이곳 고래 사체 밀도는 1㎢당 최대 759.5마리에 달했다.
고래 낙하지에는 해파리, 거미불가사리, 뼈를 먹는 벌레, 화학 합성 기반 쌍각류 등 다양한 종이 서식하는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 중 상당수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북방밍크고래 / 미국 고래학회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고래의 죽음과 관련된 이번 발견은 심해 생태계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