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전 세계 독사들의 서식지 변화를 촉진하면서 인간과의 접촉 위험이 급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가디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한 국제 연구를 인용해 전 세계 독사 508종의 현재 분포를 분석하고 2050년과 2090년의 서식지 변화를 예측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PLOS 소외열대질환'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공공·민간 데이터베이스와 시민 과학 플랫폼, 박물관 기록, 과학 문헌, 전문가 관찰 자료 등을 종합 분석했다. 분석 결과 기온 상승과 환경 변화로 많은 독사 종들이 기존 서식지를 떠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일부 치명적인 독사들이 이전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던 지역으로 서식지를 확장할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아시아의 크레이트는 미얀마 숲과 중국 윈난성에서 중국 중부·북부의 인구 밀집 도시로 이동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pixabay
아프리카 검은맘바의 경우 케냐 해안과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콩고, 지부티 일부 지역에서는 개체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일부 지역에서는 분포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에서도 발견되는 유럽살무사는 향후 사람과의 접촉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다른 살무사류는 서식지 감소로 생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심각한 상황이 예상되는 곳은 인도다. 인도에서는 현재 매년 약 6만 명이 뱀 물림으로 사망하고 있다. 연구팀은 코브라, 러셀살무사, 크레이트 등 치명적인 독사들이 남부에서 인구가 더 많은 북부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보건기구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윌리엄스 WHO·멜버른대 연구원은 "집 뒷문을 나섰다가 우연히 뱀에 물리는 일도 앞으로는 하나의 위험으로 봐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50년 뒤에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지역에 독사가 나타날 수 있다"며 "과거에 이런 위험에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독사와 마주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는 농가 마당이나 물가에서, 다른 국가에서는 놀이터나 조깅 코스 근처에서 독사를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든 독사가 서식지를 확장하는 것은 아니다. 퍼프애더, 산호뱀, 코퍼헤드 등 많은 종은 기온 상승과 서식지 훼손으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더위와 서식지 파괴로 많은 독사 종들이 살 곳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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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보건 당국의 대응 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사 분포 확장 예상 지역을 미리 파악하면 항독소 비축과 의료시설 준비, 외딴 지역의 의료 접근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