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륙이 들썩이는 2026 FIFA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6개 개최 도시 전역에 성소수자를 위한 전용 공간인 '프라이드 하우스'가 동시에 문을 연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프라이드 하우스 유나이티드 2026'으로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는 39일간의 대회 기간 동안 성소수자 축구팬과 운동선수들이 안전하게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거점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국제앰네스티와 미국인권공연맹(ACLU) 등 인권단체들이 최근 미국 내 일부 지역의 치안과 인종 차별 요소를 지적하며 이례적으로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상황에서 나온 자구책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성소수자 안전에 대한 우려는 지속해서 제기됐다.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았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많은 성소수자 팬이 심각한 위협과 소외감을 느꼈다는 것이 활동가들의 설명이다.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 하우스는 샌프란시스코 LGBT 센터에 위치할 예정 / 구글 지도
프라이드 하우스 국제이사회 수탁자인 케프 세넷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미국은 퀴어 여행자 입장에서 이민세관집행국(ICE)의 단속이나 인종 프로파일링 측면에서 볼 때 진정한 악몽과도 같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각 지역 프라이드 하우스는 경기 단체 관람과 문화 행사, 여행객을 위한 권익 보호 정보 제공 등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 개념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성소수자 선수와 팬들을 위한 환대 허브로 첫선을 보인 이후 국제 스포츠 대회의 주요 연대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올해 가장 먼저 활성화되는 '프라이드 하우스 로스앤젤레스'는 월드컵 개막 주말인 6월 11일에 맞춰 웨스트할리우드 무지개 지구에 위치한 바 '비치스 트로피카나'에서 나흘간의 대규모 출범 축제를 개최한다. 이곳에서는 경기 생중계 관람과 대화형 스토리텔링, 스포츠 시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LGBTQ 선수와 팬들을 위한 환영 공간으로 최초의 프라이드 하우스가 만들어진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 USA 투데이 스포츠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뉴욕,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보스턴, 댈러스, 휴스턴, 캔자스시티, 마이애미, 시애틀 등 미국의 주요 개최 도시는 물론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 멕시코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 등 3개국 16개 도시에서 현지 커뮤니티 주도로 공간이 마련된다.
6월 1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막을 올리는 2026 FIFA 월드컵 기간 동안 이 특별한 대피소 겸 축제 공간에는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