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5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1934년 태어나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자퇴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에모리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고인은 1968년 귀국해 이듬해부터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한국정치학회 회장과 세계정치학회 집행위원을 역임하는 등 줄곧 저명한 학자의 길을 걸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지난 2019년 8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평화회의 한국위원회 8·15 74주년 특별성명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는 모습. / 뉴스1
학계에 몸담던 고인의 인생은 1988년 국토통일원 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대통령 정치특별보좌관과 주영국 대사를 지냈으며, 김영삼 정부에서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을 거쳐 1994년 제28대 국무총리에 취임해 국정을 이끌었다.
총리직을 마친 뒤에는 1996년 신한국당 대표위원으로 합류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그해 실시된 제15대 총선에서 전국구(현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인 1998년에는 의원직을 내려놓고 주미국 대사로 부임해, 이른바 ‘IMF 외환위기’라는 엄중한 시기에 한·미 관계의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2000년 귀국한 뒤에는 중앙일보 고문을 맡아 학계와 정계, 외교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언론계에 전파했다. 특히 '이홍구 칼럼'을 연재하며 정치 현안과 남북 관계 등에 대해 실천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밖에도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한국전쟁기념재단 고문, 대한배구협회 고문,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 등을 지내며 사회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박한옥 여사, 아들 현우(EIG 아시아 대표)씨, 딸 소영·민영(동덕여대 교수)씨, 며느리 황지영(홍콩한인여성회장)씨, 사위 이강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 마련됐으며, 조문은 5일 오후 3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8일 오전 8시에 엄수되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