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중 사고로 의식 불명에 빠진 중학생 선수 가족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결국 사퇴했다.
지난 4일 대한체육회는 "김나미 사무총장이 최근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체육회를 통해 "이번 사안으로 국민과 체육인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공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직위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나미 사무총장 / 사진 제공 = 대한체육회 제공
김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경기 도중 펀치를 맞고 쓰러진 뒤 8개월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학생 복싱 선수 A군 가족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직후 A군 부모에게 "100% 책임지겠다"고 했던 김 사무총장은 돌연 태도를 바꿔 "아이는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었다. 이미 뇌사 상태다"라고 단정했다.
또한 "정말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마라톤 대회에서 사고로 한 사람이 죽었는데 가족들이 장기 기증을 했다"고 말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A군 부모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화를 녹음하려 한 데 대해선 "아들 이렇게 된 걸로 뭔가 한밑천 잡으려고 하는 건가 할 정도로 굉장히 기분 나빴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대한체육회
논란이 확산하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을 앞당겨 귀국해 지난 1일 김 사무총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김 사무총장은 직무 정지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김 사무총장은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출신으로 유승민 회장 취임 이후 지난해 3월 임명돼 체육회 역사 105년 만에 첫 여성 사무총장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체육회는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해 선수 보호 기능이 빈틈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공직 윤리 의식 제고를 비롯해 조직 기강을 철저히 관리하는 등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