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4일(월)

'현실판 하니' 나타났다... 성인 우승자보다 빠른 14세 왕서윤, 누군가 보니

실업팀과 대학부 언니들을 모두 제치고 올해 국내 여자 100m 시즌 베스트 기록을 갈아치운 중학생이 나타났다.


육상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서울체중 2학년 왕서윤은 지난 2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전국종별육상선수권 여자 중등부 100m 결선에서 11초83을 기록하며 17년 만에 여중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같은 날 열린 여자 일반부 결선 1위의 11초87보다 0.04초 앞선 기록으로 성인 선수들을 압도하는 기량을 입증했다.


2012년 11월생인 왕서윤은 만 나이로 13세 5개월이다. 만화 속 주인공 하니와 같은 나이인 그는 신장 163cm, 체중 50kg으로 체육교사 출신 아버지의 신체 조건을 물려받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여중부100m_부별한국기록_경신_왕서윤1.jpg대한육상연맹


전문가들은 왕서윤의 독특한 주법에 주목한다. 윤여춘 육상 해설위원은 "왕서윤은 힘으로 뛰지 않는다. 800m 선수처럼 리듬과 유연성을 앞세운다. 때문에 폭발적인 스퍼트 없이도 후반까지 스피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한국 단거리에 이런 유형의 선수는 없었다. 미국의 앨리슨 펠릭스를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증산초 4학년 때 육상에 입문한 뒤 1년 만에 13초13을 기록했고 6학년 때는 12초82로 단축했다.


중학교 진학 후 단거리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4월 12초33, 6월 12초19를 거쳐 올해 11초대에 진입했다. 이강민 서울체중 코치는 "지난달 11초94를 뛸 때 올해 급성장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흐름이 기대 이상이다. 단거리 선수가 보름 만에 0.11초를 단축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이 코치는 왕서윤의 재능을 두고 "스타트 후 가속 구간으로 접어드는 과정이 부드럽다. 뭔가를 완성했다기보다 천부적인 재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현재 훈련은 성장기를 고려해 주중 방과 후 3시간, 토요일 5~6시간 정도로 제한하며 웨이트 트레이닝도 실시하지 않는다.


AKR20260502042900007_01_i_P4.jpg대한육상연맹


한국 여자 100m 최고 기록인 이영숙의 11초49와는 0.34초 차이다. 김건우 KBS 해설위원은 "왕서윤의 재능은 10년에 한 명 정도 나올 수준"이라며 "지금은 자고 일어나면 기록이 느는 시기에 접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향후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위원은 "서윤이의 신체적 역량을 정밀 측정해 퍼포먼스의 기준점을 만든 뒤 그에 맞게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며 "레이스 후반에 살짝 무너지듯 들어가는 게 보이는데, 속근을 키우면 후반 가속 구간을 늘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 위원 역시 "잘 성장해 고등학생이 되면 한국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