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부모 집에 얹혀사는 '성인 자녀'가 급증하는 가운데 자녀에게 엄격한 '거주 계약서'를 요구한 부모의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자녀에게 경제적 책무를 지우는 부모와 이를 가혹하다고 여기는 친척 사이의 갈등이 Reddit(레딧)의 '내가 과민반응하는 걸까'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는 20살 조카가 부모로부터 받은 상세한 계약서 사진을 공개하며 "조카가 집에서 계속 살기 위해 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는 게 과민반응인가"라고 물었다.
레딧
공개된 계약서에는 매달 200달러의 월세와 100달러의 휴대전화 요금을 지불하고 현재 아르바이트를 유지하면서 정규직 일자리를 계속 찾아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됐다.
가사 노동에 대한 책임도 구체적이다. 조카는 자매와 함께 식기세척기 정리, 반려견 배설물 치우기, 쓰레기 분리수거, 화장실 청소 등을 분담해야 한다.
법적 허용 연령이 된 경우 술과 마리화나 섭취는 허용되지만 최소한의 사회적 의무와 가사 분담을 전제로 내건 셈이다. 작성자는 "조카가 ADHD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정서적으로는 15~16세 수준으로 미성숙하다"며 "단순히 방황하며 가이드가 필요한 상태인 조카에게 이런 계약은 지원보다는 압박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작성자의 주장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팽팽하게 갈렸다. 일부는 "이 계약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아무 조건 없이 조카를 데려다 키울 용의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반면 자신을 ADHD를 앓는 26세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당시에는 싫었겠지만 이런 구조화된 규칙이 있었다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사회에서 독립하면 300달러보다 훨씬 큰 비용을 내야 하는데 부모가 기회를 주는 것은 축복이다"라는 의견을 냈다. "부모가 오죽했으면 계약서까지 썼겠느냐"며 자녀의 자립을 돕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옹호론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