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공정거래위원회가 게임 아이템 확률 조작 관련 과징금 116억 원을 놓고 법정에서 마지막까지 격돌했다.
지난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6-3부는 이날 오후 넥슨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취소소송의 최종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양측은 각각 20분씩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월 확률 정보 미공개를 근거로 넥슨에 과징금 116억 420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넥슨이 거짓 정보를 제공하거나 기만적 수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확률 변경 사실을 알리지 않은 '부작위'가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기만 행위에 해당하는지의 문제다.
사진 = 인사이트
공정위는 넥슨이 블랙큐브 등 유료 아이템의 등급 상승 확률을 1.8%에서 1.0%로 단계적으로 낮추면서도 최초 공개한 확률값을 그대로 유지해 소비자들이 동일한 확률로 착각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아이템 확률 조정 사실을 감춘 것은 아이템의 핵심 가치를 속인 것이며, 회사가 모르고 고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원고가 얻은 매출액이 5470억 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넥슨 측은 확률을 공개하지 않은 행위가 '적극적 작위'가 아닌 단순한 '부작위'로서 전자상거래법 제21조의 소비자 기만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의도적인 확률 조정 은폐가 아닌 단순한 누락이나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넥슨 측 대리인은 "공정위 처분의 근거인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은 적극적 행위를 전제로 하는데 확률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부작위"라며 "이를 소비자 기만으로 해석한 것은 법리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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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당 행위는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에 대한 법적 의무나 자율규제가 없던 시기의 일"이라며 "10년, 15년이 지난 후 갑자기 이런 처분이 내려진 이유를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두 번째 쟁점은 법적 소급 적용 문제다.
의무적 확률 공개를 규정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제도'는 지난해 3월 22일에야 시행됐다. 넥슨 측은 법 시행 이전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행위를 해당 조항으로 제재한 것이 소급적용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법 시행 전인 2021년 3월부터 자발적으로 확률을 공개해온 점도 참작해야 할 사유로 제시했다. 넥슨 측은 2021년 자율적으로 확률을 공개한 이후 큐브 아이템 매출이 오히려 46% 증가했다며 소비자 오인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메이플스토리'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확률형 아이템 정보
넥슨 측 대리인은 "소비자들이 실제 확률을 몰라서 오인했다는 증거가 없다. 2021년 3월 5일 확률 내용을 공개한 이후 오히려 큐브 아이템 매출은 46% 올랐다"며 "이 사건이 정말 소급 입법 금지 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헌법적 관점, 기본권 침해 관점에서도 살펴봐 달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원고의 행위는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기만 행위로 부작위라고 하더라도 그 종류가 대법원이 판결한 은폐 및 누락에 해당한다"며 "원고는 이용약관, 전자상거래법, 소비자기본법 등에 따라 게임 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또한 "이용약관을 보면 게임 서비스에 관한 콘텐츠는 변경될 수 있고, 이 경우 이를 이용자에게 공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원고는 콘텐츠 변경 시 상세한 사항까지 구체적으로 모두 공지했지만, 오직 유료 재화인 큐브 아이템의 확률 변경 사실만 공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7월 22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