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고원에서 포착된 늑대 한 마리의 사투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톤에 육박하는 야생 야크의 무자비한 공격 앞에서 '가짜 죽음'을 선택하며 목숨을 건진 늑대의 생존 전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티베트 지역의 한 네티즌(@བཀྲ་ཤིས་བསྟ너단탈།)이 공유한 영상은 게시 하루 만에 10만 개에 가까운 '좋아요'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상 속 상황은 처절했다. 야크 떼로부터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서 있던 늑대 한 마리에게 거대한 야크가 전력 질주해 들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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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뿔이 몸을 뚫으려는 찰나, 늑대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을 하며 치명상을 피했다. 하지만 흥분한 야크는 멈추지 않고 쓰러진 늑대를 뿔로 들이받고 발로 짓밟았으며, 급기야 늑대를 공중으로 360도 회전시킬 정도로 거세게 몰아붙였다.
영상을 올린 게시자는 본인이 현장에 도착해 야크를 쫓아낸 덕분에 늑대가 목숨을 건졌다고 전했다.
영상 속 늑대는 이미 몸에 혈흔이 낭자하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는 등 야크와 마주치기 전부터 부상을 입었거나 쇠약해진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무리 생활을 하는 늑대가 홀로 야크 떼와 마주한 상황에 대해, 서열 싸움에서 밀려 추방당했거나 심각한 부상으로 무리의 이동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낙오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몸무게가 최대 1톤에 달하는 야생 야크와 겨우 40~50kg 내외인 늑대의 체급 차이는 압도적이다.
늑대는 보통 무리 지어 전략적으로 사냥하지만, 혼자 남겨진 늑대에게 야크의 뿔과 발길질은 그 자체로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이번 영상에서 늑대가 보여준 '항복' 혹은 '가짜 죽음'은 과학적으로 '긴장성 정지(Tonic Immobility)'라 불리는 생리적 반사 행동이다. 극심한 위기 상황에서 몸을 경직시켜 포식자나 공격자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빈틈을 노리는 최후의 생존 본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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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고원에 서식하는 이 늑대는 히말라야늑대(Canis himalayensis)로 추정된다.
시속 60km에 달하는 빠른 발과 엄청난 지구력을 자랑하는 최상위 포식자지만, 부상 앞에서는 영악한 사냥꾼도 한낱 연약한 짐승에 불과했다. 야크는 시속 50km 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육중한 체구 탓에 방향 전환이 느리고 지구력이 부족해, 건강한 늑대라면 충분히 따돌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자존심 강한 포식자로 알려진 늑대가 바닥에 드러누워 수모를 견딘 모습에 네티즌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하지만 자연계에서 생존은 체면보다 우선한다.
영리하기로 소문난 늑대에게 '죽은 척'은 비겁함이 아니라, 수백만 년간 진화하며 터득한 처절하고도 지혜로운 전술이다. 인간이 여전히 늑대라는 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생존 전략 속에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