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후유증으로 몸조차 가누기 힘든 70대 장애 노인이 대형마트에서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무차별 폭행을 당해 실명 위기에 처했다.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은 뇌경색과 당뇨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A씨가 억울하게 폭행당한 사연을 보도했다.
사건은 최근 A씨가 운동 삼아 집 근처 마트를 찾았다가 통로에서 한 여성과 부딪히면서 시작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여성의 남편은 "왜 남의 와이프 엉덩이를 만지냐"며 다짜고짜 A씨를 밀치고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뇌경색으로 인한 편마비 탓에 손을 제대로 펴지 못했던 A씨는 저항 한 번 못한 채 폭행을 견뎌야 했다.
현장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성추행 주장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영상에는 A씨가 여성과 어깨를 부딪치는 장면만 있을 뿐, 엉덩이 등 신체를 추행한 정황은 전혀 없었다. A씨의 손은 여성의 하체 쪽을 스쳤을 뿐 유의미한 접촉은 발생하지 않았다.
A씨는 "몸 반쪽을 쓰지도 못하는 사람이 여자 엉덩이 만질 여력이 어딨냐"며 "주먹으로 눈을 너무 많이 맞아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안와골절 등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은 A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약 복용조차 불가능한 상태며, 현재 실명 위기 진단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족들은 폭행을 방관한 마트 측의 태도에 분노를 터뜨렸다. A씨의 딸은 "직원은 처음부터 폭행을 지켜보고 있었으면서 가족끼리 싸우는 줄 알았다고 변명한다"며 마트 측의 무책임함을 비판했다.
결국 A씨는 피를 흘리며 직접 112에 신고해야 했다. 가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먼저 때려 방어 차원에서 밀었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훈 변호사는 "힘의 차이가 현저한 상황을 쌍방폭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마트 직원이 상황을 방치한 점에 대해서는 추후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