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9일(수)

상금 1억 원 걸린 '정자 레이싱 월드컵'... 전 세계 남성 1만 명 몰렸다

2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상금 1억 원이 넘는 거액을 놓고 벌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작은 규모의 스포츠 대회가 열린다. 정자의 운동 능력을 겨루는 이른바 '2026 정자 레이싱 월드컵'이 내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를 확정하며 전 세계 남성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한 '정력 자랑'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대회는 엄연히 과학에 기반한 경쟁 스포츠를 표방한다.


총 128개의 정액 샘플이 국가를 대표해 현미경 아래 설치된 미세 트랙 위에서 속도 대결을 펼친다.


www-instagram-com-p-dvzeafqkojg-126496020.jpg인스타그램 'spermracing'


대회 홍보 영상에는 건장한 남성 출연진과 함께 마치 격투기 중계처럼 박진감 넘치게 유영하는 정자의 모습이 담겼다. 중계진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강한 남성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테크 기업가인 에릭 주, 가렛 니코니엔코, 닉 스몰, 셰인 판이 공동 기획했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남성 불임률 저하 현상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조명하려는 의도다. 공동 창립자 판은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은 물론 북한에서도 지원자가 몰려 전 세계에서 1만 명 이상의 남성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종 선발된 128명의 참가자는 정액 샘플 채취 키트를 받아 캘리포니아 실험실로 보낸다. 에릭 주는 "배양과 세척, 원심 분리 등 첨단 실험 기법을 통해 가장 생존력 높은 정자 세포를 선별해 경주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방식은 소금 한 알 크기인 400미크론(약 0.02인치)의 미세 유체 트랙을 완주하는 형태다. 미세 전류가 흐르는 채로 저항을 뚫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정자가 승리하며, 우승자는 10만 달러(한화 약 1억 3800만 원)의 상금을 거머쥔다.


Sperm Racing World Cup — Official Recruitment Video 0-3 screenshot (1).jpg유튜브 'Sperm Racing'


경기는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되어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대형 화면에는 실시간 순위표는 물론 참가자의 체성분과 바이오마커 등 건강 데이터가 함께 표시될 예정이다. 참가 자격은 18세 이상 성인 남성으로, 성병이 없어야 하며 규정에 맞는 생물학적 샘플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 이색 대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5년 4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첫 시범 경기에서는 두 명의 대학생이 1만 달러를 놓고 맞붙어 수백 명의 관람객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우승자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트리스탄 마이클의 기록은 1분 3초였다.


황당한 행사라는 비판에 대해 에릭 주는 "남성 생식 건강 문제를 사람들이 실제로 대화하고 추적하며 개선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며 "아무도 건드리고 싶어 하지 않는 주제를 흥미롭고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는 과정이다"라고 역설했다.


실제로 1973년부터 2018년 사이 전 세계 남성의 정자 농도는 1억 100만 개에서 4,900만 개로 50% 이상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비만과 좌식 생활, 흡연, 화학 물질 노출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